양산고등학교(교장 최진운) 천성오케스트라(지도교사 김정웅)가 지난해에 이어 정기연주회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어르신에게 전달해 훈훈한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천성오케스트라는 지난달 25일 제2회 정기연주회를 통해 모은 수익금 100만원을 양산시노인복지관(관장 김정자)에 전달했다. 이번 수익금은 연주회 입장권 수입과 참석한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의 기부금을 모은 것이다. 이미 지난해에도 학교 인근 희망마을 홀몸어르신에게 56만원 상당 쌀 7포대와 라면 14상자를 전달한 바 있다.
꿈 찾고 봉사까지 배운 학생들
학생들은 천성오케스트라 안에서 음악과 만나 지금까지 숨겨진 감성과 재능을 찾고, 나아가 누군가를 돕는 방법까지 배워가고 있다.
천성오케스트라를 이끄는 2학년 서동현 회장은 오케스트라를 통해 꿈을 찾았고, 그 꿈이 다른 사람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오케스트라에 들어가 김정웅 선생님 추천으로 비올라를 배우면서 음악에 대한 꿈을 되찾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지난해 선배들이 공연 수익금으로 기부하는 모습을 봤어요. 평소 음악 외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봉사나 기부에도 관심을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제가 사랑하는 음악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니 너무 놀라웠어요”
바이올린을 맡은 2학년 장영진 학생은 어릴 적 돕고 싶었던 어르신을 도울 기회가 생겨 기뻐했다.
“예전에 요양원으로 봉사활동을 갔었어요. 그곳에서 봉사하면서 온다고 한 아들이나 딸이 오지 않아 슬퍼하는 어르신을 보며 가슴이 쓰렸죠. 그때 도울 방법이 없어 제대로 도와드리지 못했는데 이번에 우리가 만든 성금을 전달할 수 있어 기뻐요. 공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나만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탈출구’인 오케스트라 활동이 이웃에게 도움까지 줄 수 있으니 더없이 좋아요”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2학년 박준우 학생은 오케스트라 활동으로 가장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고 한다.
“울산에서 이곳으로 전학 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단원들과 어울리며 나아질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예전에 하던 첼로를 다시 연주할 수 있어 너무나 좋아요. 솔직히 이렇게 다른 사람 앞에서 공연할 기회가 없는데 공연도 하고 어르신도 도울 수 있으니 뿌듯했죠. 오케스트라는 제게 없어서는 안 될 곳이에요”
천성오케스트라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해 온 김정웅 지도교사는 학생들 변화가 무엇보다 고맙다고 말한다.
“학교 교훈이 인성ㆍ지성ㆍ감성인데 학생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감성이에요. 이 감성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이 우리 오케스트라죠. 이번 기부로 인성까지 채워지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우리 오케스트라 안에서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볼 때면 누구보다 기쁘죠”
한편, 양산시노인복지관 김정자 관장 역시 생각치도 못한 학생들 정성에 감동했다. 김 관장은 “학생들의 귀한 성금에 너무나 감사하다. 그리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어린 학생들 손에서 나는 아름다운 소리가 어르신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며 “학생들 마음이 지역 전체에 울려퍼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