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기자의 눈] 버스노선 개편,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오피니언

[기자의 눈] 버스노선 개편,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6/03/15 11:10 수정 2016.03.15 12:51




 
↑↑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버스 정류장에 멈춰 선 어르신들이 어느 버스를 타야할 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버스노선 개편 안내책자를 손에 들고 있지만 침침한 눈 탓에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르신은 무작정 먼저 오는 버스에 몸을 싣고 운전기사에게 목적지를 확인해야 했다. 

지난 1일부터 버스 운영 제도 문제점을 개선하고 대중교통 서비스 질을 높인다는 목적으로 양산지역 버스노선이 전면 개편됐다. 개편 원칙은 소규모 노선 통합과 노선 길이 25km 이상 장거리 노선 단축, 도시철도 연계, 30분 이내 규칙 배차 강화 등 시민이 더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개편 이후 배차 간격이 줄어들고 없던 노선이 생기고 환승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버스노선을 70%가량 개편한 것에 비해 정보제공이 부족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양산시 역시 혼란을 우려해 버스노선 안내책자 13만부를 제작해 읍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를 통해 배포하고, 시청 홈페이지에 개편한 노선 정보를 제공하는 등 노력했다. 

그러나 안내책자가 전달되는 과정에 누락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나이든 어르신들을 배려하지 않은 채 빼곡하게 내용이 적힌 안내책자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불만이 커지자 양산시는 추가 안내책자를 읍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 시청 민원실에 비치했다.

제도나 환경이 변하면 누구나 혼란을  겪게 된다. 특히 ‘시민의 발’이라 불리는 버스노선 개편은 상대적으로 교통약자가 더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혼란을 예측하고도 놓친 사소한 배려 때문에 전체 그림이 망가지는 사례다. 버스 노선이 많이 변한 만큼 정보가 필요한 곳에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을 해달라는 것이다.

젊은 세대야 알아서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보면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지만 어르신은 아니다.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사용이 서툰 사람들이다. 그들을 위해 조금 더 글자가 큰 책자를 만들어 경로당에 별도로 배포하거나 변경한 내용을 자세히 알리는 방법을 고민했다면 어르신들의 혼란을 다소 줄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비단 어르신뿐만 아니라 버스노선 개편에서 준비 안 된 모습이 시민을 혼란에 빠지게 했다. 일부에서는 버스노선 안내 방송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일부 운전기사들은 바뀐 노선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정류장을 지나치기도 해 시민 항의가 쏟아졌다. 

시민 편의를 위한 버스 개편이 오히려 배려 부족으로 시민을 혼란에 빠뜨려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더 친절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변경 사항을 설명해줬다면 어땠을까? 이미 예고된 변화에 따라 하나하나 준비과정을 챙겼으면 어땠을까?

이번 버스 노선 개편은 다른 누구도 아닌 ‘시민’ 편의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양산시 배려가 부족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기만 하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