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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의 눈] 2030세대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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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2030세대의 외침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6/03/22 10:49 수정 2016.03.22 10:49













 
↑↑ 홍성현 기자
ⓒ 양산시민신문 
2000년대 초 ‘캥거루족’(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직하지 않고 부모에게 얹혀살거나, 취직하고서도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 의존하는 젊은 세대)이나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청년 문제는 사회 구조에 따른 문제라기보다 단순한 개인 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10여년이 훌쩍 지난 2010년대 초 ‘삼포 세대’(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를 시작으로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사포’,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오포’를 넘어 저축과 희망, 꿈까지 차례로 포기한 ‘육포’, ‘칠포’, ‘팔포’까지 등장하면서 이 시대 청춘이 처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제는 이를 단순히 개인 능력과 의지 부족이라는 말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가진 구조적 문제가 너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눈길을 끄는 통계가 잇달아 나왔다. 개인적으로 30대 중반을 넘어 2030세대에 속한 한 사람으로서 더욱 관심을 끄는 소식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030세대 가구 소득이 2003년 가계동향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다른 연령대에서는 모두 가구 소득이 늘었지만 유독 2030세대 가구 소득이 감소했다. 또한 청년실업률이 1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군 이래 가장 똑똑한 세대이면서도 부모 세대보다 못사는 첫 번째 세대’라는 오명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불과 20여일 앞둔 상황에서 ‘복지 공약’은 후보자들의 가장 큰 선거전략 가운데 하나다. 너도나도 복지를 내세우고, 양산에 출마한 후보자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곰곰이 들여다보면 2030 세대를 위한 복지 공약은 거의 없다. ‘복지는 곧 보살핌’이라는 관점에서 청년은 보살핌이 필요한 세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시쳇말로 투표율이 낮은 청년 세대는 표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국가의 복지를 가정이라는 울타리로 축소하면 이는 곧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고, 부모가 어린 자식을 잘 보살피는 것과 같다. 어느 자식인들 부모에게 효도하고 싶지 않겠으며, 어느 부모인들 자식을 잘 보살피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부모를 모시고, 자식을 보살피는 첫 단계에 들어가는 2030세대의 가구 소득이 줄고, 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복지를 위한 사회비용을 감당해야 할 청년 세대가 경제적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국가는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당장 닥칠 일이 아니어서인지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뭔가 대책은 내놓고 있는데,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 하니 학자금 대출로 이자놀이를 하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빚더미에 올라 허덕거리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결혼이 늦다고 탓하고, 이제 겨우 학자금 대출을 갚고 결혼이라는 문턱을 넘은 신혼부부들에게 또다시 빚을 내 집을 사라고 하고, 첫째 낳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원금을 줄 테니 셋째를 낳으라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2030세대 일원으로 할 말은 많지만 이번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들에게 이 말만은 꼭 하고 싶다. “진심으로 복지를 논하려거든 청년 대책부터 세워라. 양산은 젊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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