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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역이 모처럼 인파로 북적였다. 역 앞에서 가야진용신제 풍물패가 상춘객을 맞았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거움이 가득했다. 매화를 보기 위해 길게 늘어서 순환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기다림의 짜증보다는 봄을 만나러 가는 설렘으로 들뜬 모습이다.
지난 19일 원동면 영포리에서 ‘제10회 양산 원동 매화축제’가 열렸다. 원동역부터 쌍포매실다목적광장까지 봄날 흐드러지게 핀 매화 향기를 따라온 관광객으로 붐볐다.
관광객들은 역에서 순환버스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며 원동 프리마켓에서 판매하는 각종 소품과 먹거리를 구경했다. 역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원동 특산물 장터에서 순환버스를 기다리며 매실, 미나리, 딸기 등 음식을 시식하거나 사 먹는 모습도 보였다.
순환버스 정류장에는 입구부터 300m 정도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해마다 반복하고 있는 교통난 해소를 위해 원동마을에서 행사장(영포마을)까지 오가는 순환버스를 지난해보다 3대 추가해 긴 줄은 10~15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대부분 순환버스는 10~15분 사이에 탈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해 내린 뒤 500m 정도 걸으면 쌍포매실다목적광장에 조금씩 피어나고 있는 매화가 관광객을 맞이했다. 관광객은 축제 현장에 삼삼오오 모여 매화를 구경했고, 매화나무 옆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들은 매화나무 사이를 거닐며 주말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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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현장을 찾은 연인, 가족, 친구 등 다양한 관광객이 매화 군락지 사이를 걸어 다녔다. 3대가 모여 도시락을 먹으며 주말 여유를 즐기는 가족, 서로 손을 꼭 잡고 매화 사이를 걷는 연인 등 시민과 관광객이 매화나무 아래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거나 돗자리를 깔고 앉아 시간을 보냈다.
비록 매화가 아직 만개하지 않아 관광객에게 아쉬움도 남겼지만 행사장에 펼쳐진 무대와 각종 대회 등 볼거리가 늘었다. 원동매화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ㆍ주관한 행사장에서 이틀간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행사장에서는 초청가수 공연을 비롯해 관광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매화 퀴즈대회, 올해 새롭게 준비한 전국사투리 대회 등이 열렸다. 신흥사 일원에서 열렸던 학생 사생대회도 부활해 매화 그리기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행사장에서 관광객은 양산시립합창단을 비롯한 통기타 콘서트 등 연주와 함께 매화를 구경하거나 먹거리 장터 음식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행사장에 나동연 시장이 참석해 양산 노래 전국 공모전 당선 노래인 ‘양산에서 맺은 첫사랑’을 노래하며 행사를 찾은 시민을 반겼다.
나동연 시장은 “매화축제가 시가 주관하는 축제로 승격되면서 격에 맞게 웅장하면서도 화려하게 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원동매화축제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여러분, 시민 안전과 편의를 위해 오늘도 이렇게 도움을 주시는 자원봉사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양산의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느끼고 매화향을 가슴 가득 안고 돌아가는 하루가 되길 바라며, 매화가 모두 지는 순간까지 계속 원동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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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부터 축제 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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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나무 사이로 한 커플이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만난 지 100일도 채 안 된 새내기 커플이었다. 이지민(30, 부산시 사상구 학장동) 씨는 지인의 추천을 받아 부산에서 여자 친구와 기차를 타고 이곳까지 찾아왔다고 한다.
이 씨는 “지인이 매화가 예쁘게 핀 이곳 축제를 추천해줘서 여자 친구와 이곳에 오려고 2주 전부터 미리 기차표를 예매해둔 덕에 편하게 앉아서 올 수 있었다”며 “여자 친구와 멀리 여행 온 것이 이번이 두 번째인데 매화 사이로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여자 친구 김정아(25, 부산시 부산진구 당감동) 씨는 “매화가 예쁘고 좋은데 덜 핀 것 같았다”며 “조금만 더 늦게 행사가 열렸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주차장과 포토존 마련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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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배기 아이에게 어린 날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젊은 두 부부도 보였다. 이 가족은 부산에서 오전 10시에 자가용을 타고 이곳까지 왔다고 했다.
김택기(36,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씨는 “차가 많이 밀릴 줄 알고 걱정했는데, 오전에 일찍 출발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며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오늘 하루 세 가족이 함께 행복한 추억으로 그려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양선주(36) 씨는 “예년보다는 조금 나아졌지만, 주차장이 부족했고 행사장과 거리가 멀어 불편했다”며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을 제대로 지정해 포토존을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양 씨는 “매화를 다 보고 나면 원동 미나리 삼겹살도 먹고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무 살 첫 과제라 기대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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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근처 양산시 승격 20주년 기념 ‘양산의 변천사’ 사진전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네 명의 학생을 만났다. 학생들은 ‘관광학원론’ 수업에서 지역 축제 분석 과제가 나와 봄을 느끼고 과제도 해결하는 ‘1석2조’ 차원에서 이곳을 찾았다.
정희연(20, 부산시 기장군) 씨는 “미리 기차표를 예매하지 못해 양산역에서부터 택시를 타고 왔다”며 “대학에 들어와 첫 번째 과제라 기대되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다솜(20, 하북면) 씨는 “우리 지역에서 이런 큰 행사를 진행해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지역 행사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겠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유학을 왔다는 이소민(21) 씨와 송현우(20,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지만 친구와 있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