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양산청정기 회원은 모두 21명. 지난달 모임을 정식 결성했으니 활동한 지는 한 달 조금 넘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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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우리 회원들 가운데는 스물넷에 부모가 된 사람도 있고,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어요. 다들 나름대로 절박한 삶을 살고 있죠. 이런 절박함을 정치에 반영하는 게 최종 목표죠. 그래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최저 시급이 올라간다고 친구들을 설득하고 있어요”
자신이 고시텔에서 생활하며 만난 청년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고 있는지, 청년들에게 꿈을 꾸라 말하지만 사실상 꿈꾸는 것마저 사치가 되는 현실의 모습이 양산청정기 탄생 배경이다.
양산청정기는 이번 4.13 총선을 앞두고 실제 청년들이 선거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조사했다. 국회의원 후보들을 만나 청년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 자리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도 했다. 지난 9일에는 투표독려를 위해 가상 투표를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 지역에 출마한 후보가 누구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245명 응답자 가운데 200명이 모른다고 답변하더군요. 정말 놀랐어요. 그래서 후보들에 대해 더 많이 알려야 하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후보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를 했죠”
청정기 활동에 미약하지만 지역 청년들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달 29, 30일 본지가 개최한 국회의원 후보 토론회 동영상을 청정기가 SNS에 올리자 청년들이 댓글로 자신의 의견을 남기기 시작한 것이다. 댓글을 단 청년들은 토론회에 대해 단순히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자신이 보고 느낀 점, 후보들에 대한 감상을 남겼다. 오프라인에서 후보들이 1차 토론을 펼쳤다면 SNS에서 유권자들이 2차 토론을 벌인 것이다.
↑↑ 양산청정기 이동수 대표 |
ⓒ 양산시민신문 |
이제 불과 한 달이지만 매주 청년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지역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양산청정기는 지역 기성세대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대표가 오는 18일 입대를 한다. 양산청정기의 미래가 걱정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 본인은 자신의 빈자리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제가 입대하더라도 다른 선ㆍ후배들이 잘 이끌어 줄 거라고 믿는다”며 “제가 혼자 이끌어가는 모임이 아니라 각자의 상황이, 각자의 기대가 모여 만든 모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앞장서서 만든 모임이긴 하지만 ‘리더’ 개인 조직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해 ‘토론’을 통해 커나가는 모임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우리가 모든 청년을 ‘대표’할 순 없지만 ‘대변’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목표는 없어요. 그냥 청년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고, 정치권에서 청년층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구체적인 목표라면 우리 지역에 청년을 위한 정치아카데미 하나 만드는 게 꿈이긴 해요”
양산청정기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질 때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받고 정당한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음을 이미 알고 있다.
양산청정기가 보여주는 ‘정치를 대하는 유권자의 올바른 자세’가 앞으로 정치에 무관심한 시민 모두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