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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학교 가는 재미에 빠진 ‘신기초등학교’..
교육

아이들이 학교 가는 재미에 빠진 ‘신기초등학교’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6/04/19 17:42 수정 2016.04.21 17:42












ⓒ 양산시민신문


“며칠 전 아이가 학교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학교가 너무 예뻐졌다며 구경 와보라는 겁니다. 아이 말처럼 학교에 가보니 제가 다녔던 다른 학교와 달리 벽 색깔도 알록달록하고, 층마다 그림이 있어 얼마나 예뻤는지 모릅니다. 그제야 아이가 요즘 들어 부쩍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세계 유명 박물관 부럽지 않은 복도 전시관



신기초등학교(교장 장태분)는 학교를 아이들이 오고 싶고, 행복이 가득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 벽 페인트칠부터 복도 전시관 만들기, 도서관 내부 환경 개선 등 좋은 환경에서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게 신경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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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벽 페인트 색깔은 천편일률이다. 보통 회색이나 흰색으로 벽이 칠해져 있다. 신기초는 지난해 12월부터 학교 내부를 단장해 노란ㆍ분홍ㆍ파란색 등으로 벽을 칠했다. 이런 색깔이 아이들 학습, 신체, 인지, 기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신기초는 학교 벽부터 아이들을 먼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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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2층, 도서실, 6학년 교실 복도를 전시관으로 꾸몄다. 미술, 사회, 국어 등 교과서에 나오는 명화를 옮겨와 복도에 전시한 것이다. 한국 근대 대표 서양화가인 이중섭을 비롯해 풍속화로 잘 알려진 김홍도, 신윤복의 그림과 피카소, 루소 등 화가의 모조품이 전시돼 있다. 층마다 특색을 살려 도서실 앞에는 ‘책 읽는 소녀’ 등 독서를 북돋울 수 있는 그림, 저학년보다 고학년은 조금 더 수준 높은 그림을 전시했다. 아이들은 복도를 걸으며 책에서 보던 명화를 실제와 비슷한 크기로 관찰해볼 수 있다. 모사품이지만 다양한 작품이 한 곳에 있어 세계 유명 박물관도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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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활동은 작품을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은 직접 학교 전시관 전문 안내원이 돼 작품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림을 탐구한다. 이때 전시관 옆에 설치된 백과사전에서 작품을 찾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는 활동을 통해 책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또한 미술 수업과 연계해 학생들이 작품을 모사해 그려보거나 그림을 보고 느낀 점을 그려보는 활동도 하고 있다.



학교 안 모든 사물이 독서와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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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어느 학교나 강조하는 부분이다. 신기초는 도서관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학교 안에 있는 모든 사물이 독서와 연결되도록 하고 있다. 전시관 작품도 책으로 직접 찾아보고, 학교에 있는 식물 이름도 아이들 스스로 찾아보게 유도하고 있다. 교사는 항상 아이들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도서관으로 달려가라고 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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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아이들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쉴새 없이 도서관을 오갔다. 지난해 도서관을 고쳐 아이들이 책 읽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 덕분이다. 장 교장은 서울 홍대 앞 만화방에서 모티브를 얻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도서관을 만들었다. 도서관 안 푹신한 깔개로 덮인 공간은 아이들 쉼터로도 활용되고 있다.


도서관은 학부모 사서의 손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서 선생님이 없는 대신 재능기부로 학부모가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학부모들은 책 대출과 반납, 정리 등 아이들 독서활동을 위해 헌신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장 교장은 “아이들 미래를 포함해 모든 교육의 첫 발자국은 ‘독서’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 항상 독서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부모는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보이는 쪽으로 진로를 개발해주고, 아이가 갔으면 하는 곳이 있으면 그 분야의 책을 추천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교육 절감 방과후교육과 어깨동무학교



신기초는 전체 학생 중 30% 정도가 저소득 가정이라 교육취약계층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평등한 교육기회를 주고, 학교에 적응할 수 있게 노력을 기울여왔다.


신기초는 올해 사교육비 절감 운영학교에 선정돼 학부모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학교 안에서 활동이 아이들 사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것으로 채우려는 것이다.


장 교장은 “큰 학교는 어머니들이 수학, 영어학원 다 보내고 방과후학교를 보내 실제로 사교육비가 절감이 안 된다”며 “우리 학교는 저소득층이 많다 보니 방과후학교가 사교육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 문화ㆍ예술보다 수학, 영어, 컴퓨터 등 학원에서 배우는 것으로 수업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도 좋지만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자존감을 형성해주는 방법이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아이들이 원하는 진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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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초는 3년째 학부모와 교사, 그리고 외부강사 등이 참여한 전일제 동아리 활동인 ‘어깨동무학교’를 열고 있다. ‘어깨동무학교’는 교과 수업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진로체험활동을 학부모와 외부강사 재능기부를 받아 학기 말에 집중 편성해 운영하는 신기초만의 특색교육활동이다. 지난해는 스포츠, 태권도, 목공예, 양말로 인형 만들기, 식물 키우기 등 70여개 강좌를 개설해 아이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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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동무학교에서 아이들이 진로체험뿐 아니라 협동도 배울 수 있도록 전 학년을 섞어서 한 조로 구성했다. 이때 조는 선ㆍ후배 간 의형제를 맺는 ‘사랑의 고리’ 활동과 연결해서 구성했다. 한 활동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활동과 연결되는 것이다.


장 교장은 “아이들이 뜻밖에 우리 생각보다 잠재력이 있어 6학년은 저학년을 데리고 다니며 스스로 활동에 참여하고, 후배들에게도 알려준다”며 “모든 활동이 끝나고 선호도를 조사해 다음 학교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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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신기초등학교 장태분 교장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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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학교가 세워질 당시 신기초는 양산지역 일 번지 학교로 불릴 정도로 학생 수도 많고, 교사들이 선호하는 학교였다. 그러나 아이들이 신도시로 빠져나가면서 한때 2천명에 육박하던 학생이 현재 350여명으로 줄었고, 학교도 아주 낡은 상태다.


“학교가 낡아 첫인상이 공장 같았어요. 교사도 다 바뀌었는데 다들 학교가 굉장히 어둡다고 말했죠. 학생들도 신기주공 아이들이 80%라 한부모 가정 등 교육취약계층 아이들이 많아요. 학교도 낡았는데 아이 얼굴도 상대적으로 조금 어둡죠”


장태분 교장(사진)은 지난해 3월 부임해 학교와 아이들을 밝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들이 하루 24시간 가운데 집에 가서 자는 시간을 빼면 학교에 있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는 학교에 있는 동안이라도 이곳에 있는 게 즐겁다는 마음을 가지도록 하고 싶었다고 했다.


“교사들에게도 항상 웃으라고 말해요. 아이들이 학교에 오면 밝고 포근한 느낌을 받았으면 해서죠. 교사가 먼저 웃는 얼굴로 맞아주면 아이들이 집에서 꾸지람을 듣고 와도 마음이 펴지잖아요”


장 교장은 학교 구조를 바꿀 수 없었지만 환경이라도 밝게 하자는 마음으로 벽을 칠하는 등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들은 색깔에 민감한데 학교에 다양한 색이 없어 학교만 오면 칙칙해져요. 노란색, 분홍색, 파란색으로 파격적인 색을 말했더니 처음에는 안 된다 했었죠. 문제가 있으면 다시 원래대로 칠해둘 것을 약속하고 벽을 칠했어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와~’ 할 정도로 너무 예뻐졌죠”


장 교장은 올해부터 전교생에게 하모니카를 줄 생각이다. 음악으로 아이들 마음을 위로해주기 위해서다.


“지금 아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어른들에게는 하모니카에 대한 향수가 있어요. 아이들이 하모니카 소리를 내보고 그것으로 힘든 마음도 위로받을 수 있었으면 싶었죠. 그리고 학부모님이 합창을 지도해주겠다고 해서 합창부도 만들어 활동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행복’을 얻길 기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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