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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이 장애인이라 봉사는 받아만 봤어요. 이제 사람들에게 주고 싶어요”
백순희(58, 사진) 씨는 양주동주민자치위는 올해 ‘주민상’ 주인공이다. 양주동 주민상은 2014년부터 봉사와 선행으로 지역 주민에게 훈훈한 정을 나눈 주민에게 주는 상이다. 백 씨는 힘든 상황에도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고 있어 이번 상을 받게 됐다.
어딜 가나 항상 밝은 에너지를 주는 백 씨는 주공 7단지가 생길 때부터 양주동에 살았지만 봉사를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11살까지 대ㆍ소변을 못 가릴 정도인 장애 지적 1급 아들을 두고 있었고, 집이 어려워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받아만 왔기에 다른 사람에게 주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장애인이 행사에 참석하면 도와주는 사람이 참 많아요. 장애ㆍ비장애가 함께 소풍을 가는 날에는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 매번 우리를 도와줬죠. 황금 같은 휴일에 쉬고 싶을 텐데 나오는 사람을 보고 감동받았어요. 아들이 봉사자의 진심을 알고, 말도 잘 듣고 따르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백 씨는 특히 동네 어르신들이 아들과 자신을 보며 ‘놀러 가나?’, ‘왜 이리 예쁘노’ 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을 보여주는 것에도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감사에 보답하려는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혼자 아들을 돌보고, 일하려니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시간 여유가 없어 일할 때나 주변 가까운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잘 대하는 것 이외에는 할 것이 없었어요. 그러다 아들이 이제 조금 알아듣고 처음보다 많이 나아져 도울 수 있는 상황이 됐죠. 먼저 부녀회에 들어가 작은 것이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어요. 부녀회 회원들과 경로당을 갔을 때 많이 놀랐어요. 길을 지나다니며 우리 가족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주던 어르신이 모두 모여 있었죠. 그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다니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백 씨는 현재 장애인복지관 소속 활동보조로 일하고 있다. 복지관에서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 일을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도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노력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아들처럼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이라 더 마음이 가고, 다른 사람보다 도와주기도 쉽죠. 혼자 어두컴컴한 방에서 밥을 먹는 어르신에게 따뜻한 집 반찬 하나라도 더 싸서 드리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그 모습을 보면 저도 같이 기뻐지죠. 어딜 가나 아들에게 준 사랑을 생각하며 저도 누군가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요”
백 씨는 작지만 상대방을 생각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이 봉사가 아니고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일 뿐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