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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받은 사랑 돌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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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사랑 돌려주고 싶어요”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6/05/17 11:34 수정 2016.05.17 11:34
양주동주민자치위 올해 주민상 백순희 씨
장애 가진 아들이 받은 도움 보답하고 싶어












ⓒ 양산시민신문


“우리 아들이 장애인이라 봉사는 받아만 봤어요. 이제 사람들에게 주고 싶어요”


백순희(58, 사진) 씨는 양주동주민자치위는 올해 ‘주민상’ 주인공이다. 양주동 주민상은 2014년부터 봉사와 선행으로 지역 주민에게 훈훈한 정을 나눈 주민에게 주는 상이다. 백 씨는 힘든 상황에도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고 있어 이번 상을 받게 됐다.


어딜 가나 항상 밝은 에너지를 주는 백 씨는 주공 7단지가 생길 때부터 양주동에 살았지만 봉사를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11살까지 대ㆍ소변을 못 가릴 정도인 장애 지적 1급 아들을 두고 있었고, 집이 어려워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받아만 왔기에 다른 사람에게 주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장애인이 행사에 참석하면 도와주는 사람이 참 많아요. 장애ㆍ비장애가 함께 소풍을 가는 날에는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 매번 우리를 도와줬죠. 황금 같은 휴일에 쉬고 싶을 텐데 나오는 사람을 보고 감동받았어요. 아들이 봉사자의 진심을 알고, 말도 잘 듣고 따르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백 씨는 특히 동네 어르신들이 아들과 자신을 보며 ‘놀러 가나?’, ‘왜 이리 예쁘노’ 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을 보여주는 것에도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감사에 보답하려는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혼자 아들을 돌보고, 일하려니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시간 여유가 없어 일할 때나 주변 가까운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잘 대하는 것 이외에는 할 것이 없었어요. 그러다 아들이 이제 조금 알아듣고 처음보다 많이 나아져 도울 수 있는 상황이 됐죠. 먼저 부녀회에 들어가 작은 것이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어요. 부녀회 회원들과 경로당을 갔을 때 많이 놀랐어요. 길을 지나다니며 우리 가족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주던 어르신이 모두 모여 있었죠. 그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다니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백 씨는 현재 장애인복지관 소속 활동보조로 일하고 있다. 복지관에서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 일을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도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노력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아들처럼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이라 더 마음이 가고, 다른 사람보다 도와주기도 쉽죠. 혼자 어두컴컴한 방에서 밥을 먹는 어르신에게 따뜻한 집 반찬 하나라도 더 싸서 드리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그 모습을 보면 저도 같이 기뻐지죠. 어딜 가나 아들에게 준 사랑을 생각하며 저도 누군가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요”


백 씨는 작지만 상대방을 생각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이 봉사가 아니고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일 뿐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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