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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극복만 있을 뿐 포기는 없다..
문화

극복만 있을 뿐 포기는 없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6/05/24 16:10 수정 2016.05.24 16:10
양산등산학교 10기 입교식
24세부터 58세까지 ‘도전’













ⓒ 양산시민신문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산악인의 선서’ 중에서)




‘극복’은 양산등산학교 구호다. 구호에 맞게 10기 등산학교 수강생들은 입교식에서 앞으로 마주할 한계와 두려움을 극복할 것을 가장 먼저 다짐했다.




(사)영남등산문화센터가 주최하고 본사와 양산등산학교가 주관하는 제10기 양산등산학교는 입교식을 시작으로 내달 18일 문경 주흘산 졸업산행까지 모두 5주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 이상배 학감
ⓒ 양산시민신문





지난 17일 입교식에는 수강생 28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정문 교장과 박문원 초대교장, 2대 교장 김명관 본사 대표이사, 양산산악협회 이정희 회장 등 선배들이 참석해 10기 수강생 입교를 축하했다.




특강을 맡은 박 교장은 “교장이라는 타이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땀 흘리며 이끌고 밀어주는 등산 동기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지금 현재 여러분의 모습과 한 달 뒤 모습에는 틀림없이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다른 수강생들보다 이른 시간 강의실을 찾은 박미정(58, 신기동) 씨는 이번 수강생들 중 가장 나이가 많다. 박 씨는 딸아이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뒷바라지를 하고 나서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이 생겨 등산학교를 신청했다.




박 씨는 “혼자 집에 있으면 심심하니 뭔가 기능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한 달 전부터 유화도 배워 작품도 만들고, 도자기도 배우러 다니고 있다”며 “지인 추천으로 등산학교에 들어와 조금 걱정도 되지만 첫 정식 산행을 기대하는 만큼 꼭 졸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최연소 참가자 이혁재(24) 씨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등산학교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이 씨는 “평소 클라이밍을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쁘다”며 “요즘 하고 있는 몸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바로 신청했다. 제가 나이가 제일 어리지만 다른 분들을 등산을 함께하는 동지처럼 의지하며 따라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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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0기 교육은 1주차 교육으로 입교식과 특강, 산노래 배우기, 일반등산, 신불릿지 등반을 진행한다. 2주차에는 이상배 학감이 산악인의 삶과 알피니즘의 세계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28일과 29일 이틀간 암벽등반 이론과 매듭법, 실전암벽등반 수업이 이어진다. 3주차에는 일반등산(막영)과 독도법 수업이 예정돼 있고, 4주차에는 응급처치와 실전암벽등반을 진행한다. 마지막 5주차에는 스포츠클라이밍 강좌와 졸업등반이 이어진다.




한편, 등산학교는 이상배 학감(사진 가운데)과 최경환 산행부장, 민평식 등반부장, 강선희 교무, 윤종원ㆍ배수연ㆍ오수미ㆍ김진아 강사, 최은희 특별강사(클라이밍센터)가 10기 수강생을 책임지고 교육할 예정이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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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등산학교 동행 취재기 1주차]



혹독한 신고식, 신불릿지 체험


















ⓒ 양산시민신문








양산등산학교 10기에 등록해 다른 교육생들과 함께 1주차 교육을 받았다. 입교식에서 5주 동안 함께할 동기를 만났고, 산을 오르며 부를 ‘산노래’와 일반등산에 대해 배웠다. 수강생 대부분이 40~50대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을지 조금 걱정 되기도 했다. 1주차 마지막 교육인 신불릿지 체험 전에는 선배들의 숱한 경험담 속에 막연한 두려움이 극복과제로 머릿속을 맴돌았다.

시속 2km로 천천히 오르다

26년을 살며 등산이라고는 금정산, 장산, 집 근처 뒷산을 오른 게 다였다. 게다가 1년에 보통 2~3번 정도만 산을 오를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번 ‘빨리 이 산을 정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급하게 산을 올라 급하게 내려왔다.




신불산에서는 달랐다. 1~4조로 나눠 10기 동기들과 신불산에 첫발을 내디뎠고, 강사 말대로 시속 2km로 천천히 산을 올랐다. 천천히 걸으니 손끝을 스치는 풀과 자연이 느껴졌다. 우리는 자연 안으로 서서히 들어갔다.




조원들과 한 줄로 줄지어 가는 내내 산노래가 끊이지 않았다. 산노래는 숨이 턱 막힐 때 우리가 숨 쉴 수 있게 도와줬다. 그리고 힘든 구간에 밑에서 혹은 위에서 들리는 동기들의 ‘동기야 힘내자’라는 소리는 큰 힘을 줬다. 여기까지는 지금까지 내가 겪어온 등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불산 대자연을 느끼다

능선을 넘어가자 90도 정도 기울기의 암벽이 나타났다. 줄이 있었지만 무서웠다. 드디어 선배들이 이야기한 두려움과 맞닥뜨렸다. 어릴 때부터 고소공포증이 있어 높은 계단, 투명 승강기도 무서워했던 나였기에 높은 절벽은 너무나 큰 극복 대상이었다.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암벽을 처음 타는 사람이 많았다. 나 역시 그랬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는 마음이 가슴 한 켠에 생겼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암벽 후 두 개의 암벽 코스가 더 있었다. 한 번 자신을 넘어 봐서일까, 다리를 떨던 사람도 이전보다 차분하게 벽을 탔다.




암벽을 모두 타고 내려오는 길에 거대한 절벽과 마주했다. 그때 나는, 우리 동기들은 달라져 있었다.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은 대자연의 아름다움 앞에 어느새 사라졌고, 모두 그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소공포증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 높은 곳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극복이라고 느꼈다. 첫 산행에 온몸은 멍투성이였지만 이번 산행을 통해 소중한 동기를 얻었고 두려움을 극복했다. 모든 동기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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