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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지역 데이터에 눈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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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데이터에 눈 돌리자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6/05/31 10:25 수정 2016.05.31 10:25













 
↑↑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 양산시민신문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머니볼’이라는 영화가 있다. 야구를 소재로 2011년 개봉한 이 영화는 영화 자체의 재미 외에도 여러 측면에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줄거리를 잠시 살펴보자.


메이저리그에서 만년 최하위에 머물면서 그나마 실력 있는 선수마저 다른 구단에 뺏기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실력 없는 오합지졸 구단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단장 빌리 빈은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를 영입, 기존 선수 선발 방식과 전혀 다른 파격적인 ‘머니볼’ 이론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이름값보다는 철저하게 경기 데이터에만 의존해 사생활이나 부상, 나이 등을 이유로 다른 구단에서 외면받던 선수를 영입한다. 저비용 고효율 선수로 재구성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시즌 초반 죽을 쑤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고, 급기야 리그 최다인 20연승을 달성하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야구 경기가 아닌 선수들 경기 데이터, 즉 통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메이저리그는 갖가지 통계를 생산해 공개한다. ‘굳이 저런 거까지’라고 할 만큼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수치를 분석해 만들어내는 통계는 결국 관중이 야구에 흥미를 느끼게 하고, 메이저리그 전체 상품성을 높이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제 야구에서 통계는 선수의 기록과 능력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몇 해 전부터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환경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우리 주변에는 규모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를 분석해 각 분야에 활용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심야버스 운행에 앞서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한정된 버스와 예산으로 운행해야 하는 심야버스 노선을 결정하면서 시 전체를 1km 단위 구역으로 나누고, 심야 시간대 30억건의 통화량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과 요일을 분석해 노선과 요일별 운행 시간을 확정한 것이다. 이 사례는 행정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민에게 도움을 준 성공 사례로 꼽힌다.


양산시는 지난주 ‘2015년 지역 건강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양산시가 펼친 금연시책이 효과가 크다고 홍보했다. 그동안 펼친 시책 효과가 실제 수치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수많은 정보를 분석ㆍ활용하는 빅데이터까지는 아니지만 이처럼 설문조사를 통한 통계만으로도 시책 방향성의 옳고, 그름을 분석할 수 있다.


지난 10여년간 양산에서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면서 가장 아쉬운 것 가운데 하나가 양산만의 통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질병관리본부 주관으로 전국 단위로 진행하는 지역 건강조사와 같이 정부 차원에서 조사하는 강제성(?)을 띄지 않은 양산만의 통계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취재를 할 때 통계를 참고하면 더욱 풍성하고, 구체적인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 이는 행정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통계가 있으면 더욱 정확한 시책 방향과 목적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확하고 부족한 통계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은 예산 손실은 물론 행정력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50만 자족도시로 도약을 꿈꾸는 양산시가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에 특화된 통계 확보와 분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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