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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문경에서 펼친 마지막 도전!..
문화

문경에서 펼친 마지막 도전!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6/06/21 10:23 수정 2016.06.21 10:23
양산등산학교 동행 취재기 5주차

종합운동장 클라이밍센터 암벽 오르기 체험
배운 내용 접목해 마지막 문경 주흘산 등반















ⓒ 양산시민신문




양산등산학교(이상배 학감) 학생들이 5주간 진행한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는 클라이밍과 문경에서 마지막 등반을 마치고 돌아왔다.


실전 클라이밍 수업은 지난 15일 최은희 특별강사 지도 아래 종합운동장 클라이밍센터에서 진행했다.
신불산을 비롯한 험한 곳에서 암벽을 타온 수많은 경험 덕분에 클라이밍센터에 있는 벽은 이미 두려운 대상이 아니었다. 특히 손으로 잡을 곳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두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끝까지 오르지 못하고 같은 지점에서 추락했다. 두려움은 극복했지만 여전히 요령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 양산시민신문



클라이밍은 마치 벽을 발로 걸어가듯 요령을 가지고 해야 하는 운동인데 팔힘으로만 오르려고 하니 힘들었던 것이다. 팔힘으로만 올라가다 보면 종종 팔에 피가 몰려 근육이 단단해지는 ‘펌핑’이 찾아와 제대로 힘을 줄 수 없는 순간이 온다. 그렇게 학생들은 매주 하나의 도전이 끝나면 또 새로운 도전과 벽을 넘어서야 했다.


클라이밍센터에서 클라이밍 활동이 끝나고 학생들은 19일 문경새재로 잘 알려진 문경 주흘산으로 마지막 도전을 향해 떠났다. 오전 7시에 종합운동장에 집결해 3시간 정도를 달려 문경에 도착했다.

문경 주흘산 봉우리 등정 목표



학생들은 6봉까지 가자는 목표를 가지고 “발바닥으로 땅을 느끼면서 산행을 하라”는 이상배 학감 조언에 따라 천천히 목표 지점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문경새재유스호스텔에서 출발해 2시간 정도 걸어 첫 고깔봉을 넘고 주봉을 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학생들은 두 개 봉까지는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어 영봉을 넘고 2시간을 더 걸어 1 ,2, 3, 4, 5봉을 넘으면서 ‘아, 이래서 마지막 졸업등산이라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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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 사이를 지나고, 작은 암벽을 올랐다 내렸다하며 한 달 동안 배운 암벽 등반을 복습했다. 이번 등산도 결코 쉽지 않았다. 학생들은 동기 신발 끈을 동여매주고 힘을 실어주며 함께 18km를 걸었다. 나뭇잎 사이로 번지는 햇살, 중간 중간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힘입어 우회하지 않고 목표 지점으로 묵묵히 향했다.


수업 끝났지만 도전은 계속된다

해가 서서히 졌고 학생들의 도전도 끝나갔다. 9시간가량 산과 함께했으나 쉬운 산이 아니었던 만큼 아쉽게도 목표했던 6봉이 아닌 5봉에서 도전을 마무리해야 했다.


등산이 끝나고 마지막 문경새재 계곡에 도착해 하나둘 시원한 물에 발을 담궜다. 학생들은 걸어오며 흘린 땀과 피로를 한 번에 풀었고,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며 서로에게 웃음 지었다.


등산학교에서 삶의 활기와 건강을 얻었다는 김현희 씨는 “산을 올라 만난 작은 샘물은 냉장고 물보다 시원했고 어린 시절 이후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이렇게 맛있게 먹어본 건 처음”이라며 “40대 후반에 들어서자 몸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는데 등산학교에 들어와 값진 경험을 하고 추억을 선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졸업을 앞둔 지금 등산학교에 들어온 것이 올해 들어 가장 잘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졸업을 하고도 클라이밍 수업을 듣고 계속해서 산과 함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산행에 익숙했던 양원수 씨는 “체계적으로 산에 대해 교육받을 수 있는 기관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등산학교는 가뭄의 단비처럼 생각된다”며 “어려운 구간 구간을 견뎌내고 얻은 희열은 해보지 않고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의기소침함을 극복할 좋은 기회를 주신 양산등산학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10기 가운데 모든 과정을 착실하게 이수해 졸업이 가능한 사람은 23명이다. 그중에는 모든 교육과정을 빠짐없이 이수한 사람이 10명이나 된다.


학생들은 도전이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비록 등산학교 모든 과정이 끝났지만 산에 대한 열정은 더 뜨거워졌다. 어떤 이는 클라이밍센터에 등록해 열심히 배워 암벽을 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고, 어떤 이는 앞으로 산을 보다 가까운 벗처럼 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산이 아닌 무엇이라도 극복할 대상이 있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등산학교가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수업은 끝이 났지만 우리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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