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고등학교(교장 최진운)가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 66주년을 맞아 당시 학도병으로 전쟁에 참여해 조국을 지킨 선배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한 명비 건립을 추진한다.
명비 건립은 국가보훈처가 추진하는 ‘호국 영웅 알리기 사업’ 가운데 하나로 양산지역에서는 이번이 최초다. 경남지역은 양산고 외 2개 학교가 추진 중이며, 부산은 1개 학교에서 명비 건립을 진행하는 반면 울산은 대상 학교가 없다.
명비 건립 예산은 모두 3천만원으로 전액 국비 지원이다. 지난해 12월 울산보훈지청이 양산고에 명비 건립 의사를 먼저 타진했고, 현재 울산보훈지청과 양산고 측이 ‘학도병명비건립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명비 모양과 건립 위치 등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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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도병 명단은 양산고가 보관 중인 학적부에 학도병 참전 사실이 기록된 경우를 대상으로 했다. 울산보훈지청 관계자가 직접 학적부를 확인했으며, 기록으로 확인한 학도병 109명 이외에 참전 학생 증언으로 확인한 1명을 합쳐 모두 110명에 이른다. 울산보훈지청은 단일 학교에서 학도병으로 참전한 경우 가운데 전국 최대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보훈지청은 “6.25 전쟁으로 조국이 위기에 처하자 책가방 대신 총을 들고 전선으로 달려간 선배 학도병 명비를 건립해 후배들의 자긍심과 호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것”이라고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양산고는 지난 23일 울산보훈지청 관계자들과 박시형 총동창회장, 김창일 학교운영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도병 참전으로 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3명에 대해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
최진운 교장은 김창선(86), 정진곤(85), 고(故) 정진권(85) 등 3명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하고 “오늘 이 자리는 민족의 쓰라린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한 행사이자 국가를 위해 희생한 한 개인의 아픔을 되새기는 자리”라며 “이분들 희생은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겠지만 전쟁 때문에 중단한 학업에 대한 한을 풀어드리려 이런 시간을 가지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최 교장은 “한 장의 명예 졸업장이지만 그 역사적 의미를 생각한다면 고귀한 삶을 증명하는 증서”라며 “우리 모두가 그런 정신을 이어 나가야 하며, 특히 양산고 학생들이 그 가치를 계승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