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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판박이 종합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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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박이 종합대책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6/07/12 10:05 수정 2016.07.12 10:05













 
↑↑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 양산시민신문 
영화 ‘타짜’의 유명한 대사가 있다. “이 패가 단풍이 아니라는 거에 내 돈 모두와 내 손모가지를 건다. 쫄리면 뒈지시던가​”


나는 도박꾼이 아니다. 하물며 예언가도 아니다. 하지만 내 돈 모두를 걸고, 거기에 내 손모가지까지 걸고서 장담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2017년 양산시 피서철 유원지 관리 종합대책’ 내용이다. 장담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양산시는 내년 7월 초쯤 피서철 유원지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이다. 양산지역 내 내원사 계곡 등 16개 자연하천과 유원지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할 것이다. 해서 7~8월 두 달간 종합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과 자릿세, 바가지요금 등 상거래 질서문란행위 근절, 산림 내 쓰레기 투기, 불법 취사행위 단속, 음식점 위생관리 등을 위해 합동단속반을 투입할 것이다. 또 피서객 편의를 위해 임시화장실도 추가로 설치해 쾌적한 환경 조성에 힘쓸 것이다.


위에서 밝힌 내용은 내년이 아닌 올해 양산시 피서철 유원지 관리 종합대책이다. 이 대책은 지난해에도, 지지난해에도, 그 전 해에도 똑같았다. 누가 처음 만든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그때부터 거의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내년에도 같은 내용이리라는 데 내 돈 모두와 손모가지를 걸어도 두렵지 않다.


비단, 피서철 유원지 관리 종합대책뿐만이 아니다. 폭염대응 종합대책, 설ㆍ추석 연휴 종합대책, 명절 물가 종합대책 등등 때만 되면 쏟아져 나오는 각종 종합대책은 조금 과장하자면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다.


최근 끝난 양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기준 시의원(새누리, 동면ㆍ양주)은 “영혼 없는 행정이 안타깝다”는 발언을 했다. 감사관이 밝힌 올해 감사 중점 추진방향이 지난해와 글자 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았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판박이 종합대책과 같은 맥락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상황이 변한 게 없으니 같은 종합대책이 나오는 게 아니냐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변한 게 없는 상황에서 같은 종합대책을 내놓지만 늘 똑같은 문제점이 반복해서 나온다는 것은 판에 박힌 종합대책으로는 더 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방증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정신병자”라고 말했다.


양산시가 각종 종합대책을 쏟아내고, 더 이상 종합대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그 분야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는 콘트롤 씨(Ctrl C, 복사하기), 콘트롤 브이(Ctrl V, 붙여넣기)식 종합대책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보여주기 위한 대책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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