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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별난 부부가 만들어가는 온라인 세상..
사람

별난 부부가 만들어가는 온라인 세상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6/07/12 10:12 수정 2016.07.12 10:12
SNS로 사람들과‘소통’하는 김욱ㆍ김성자 부부













ⓒ 양산시민신문


김욱 씨는 현재 2만5천800여명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공감’을 운영하는 공감지기(편집장)다. 그는 전화로 인터넷을 연결해 사용하던 90년대 말부터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김 씨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양산역 근처 한 카페에서 김욱(48), 김성자(45) 부부를 만났다. 두 사람은 인터뷰하는 내내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않았다.


남편 김 씨는 대화가 잠깐 끊기면 페이스북에 들어온 메시지와 올린 글에 대한 반응을 살폈고, 아내 김 씨는 카페에서 시킨 커피가 나오자마자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김 씨는 처음 ‘한토마’라는 한 일간신문 커뮤니티에서 사람들과 정치, 사회 주요 쟁점에 대한 이야기 나누는 것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것이 지금 ‘부산공감’을 운영하게 된 출발이라고 설명했다.


“2002년 토론방 웹진, 정치와 온라인이 결합한 문화가 치고 올랐죠. 저는 그 당시 온라인 활동을 하던 한 사람 중에 하나에요. 2006년쯤 다음에서 블로그(특정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리는 개인 웹사이트) 활동하는 사람이 늘었고, 이후 2008년에 1인 미디어가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죠. 활동하다 보니 블로그 운영자들과 알게 됐죠. 특히 취재처에서 만난 다른 블로그 운영자와 이야기 나누는 게 좋았죠”

컴퓨터에만 붙어있는 남편이 밉기도
일상에 대한 공감, 블로그 활동 원천


아내 김성자 씨는 그런 남편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한창 붙어 다닐 신혼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남편이 뭘 하는지 궁금했단다. 그러다 아이가 8살이 될 무렵까지 컴퓨터에 붙어있는 남편이 밉기만 했다고 한다.


“어딜 가도 사진을 찍고 정보를 수집하는 남편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남편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 저도 한 번 블로그를 만들어 글을 올려봤죠. 하다 보니 포털사이트 메인에 글이 올라 몇만 명이 제 블로그에 오는 등 반응이 있었죠”

















↑↑ 다음 블로그 '달짝지근'
http://decemberrose71.tistory.com/
ⓒ 양산시민신문



아내 김 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달짝지근’(decemberrose71. tistory.com)에 ‘독감 걸린 엄마 몰래 설거지해놓은 9살짜리 딸’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경험했다.


“딸이 아픈 제가 힘들까 봐 설거지해둔 일로 글을 썼어요. 100여명이 딸아이가 기특하다며 댓글을 남겼죠. 메인 화면에 오르고 많은 사람이 제 이야기에 공감하니 신기했어요. 당시 보통 주부가 많이 겪는 우울증이 약간 있었는데, 블로그 활동이 많이 도움 됐죠”


이후 부부는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했다. 김 씨는 정치에 관한 블로그를 운영했고, 아내는 여행과 일상 이야기로 사람들과 소통했다.


“주위에서 블로그 활동으로 팸투어도 함께 다녀오는 저희가 별나다고 재밌어하기도 해요. 아이가 엄마, 아빠 또 블로그 활동하러 간다며 노래를 개사해 부를 정도로 블로그에 푹 빠졌죠”

지역 정서 살린 콘텐츠 원하는 남편
남편과 소통하고 꿈 생겨 좋은 아내

















↑↑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공감'
https://www.facebook.com/busangonggam/
ⓒ 양산시민신문


블로그를 10년 정도 운영해온 김 씨는 지역 소식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고 싶어 2014년 페이스북에 ‘부산공감’ 페이지를 만들었다. 부산지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이야기를 부산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공간이다.


“한 콘텐츠를 가지고 많은 사람이 그 안에서 댓글을 달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놀라웠어요. 저도 삭막한 세상에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공간을 만들어 소통하고 싶었죠.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콘텐츠를 분석해 올리고 반응을 확인하며 운영해 규모를 넓혀갔죠”


그런 김 씨 부부는 2년 전 양산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많은 양산시민이 부산에서 이사 온 것처럼 김 씨 역시 부산에서 생활하다 새로운 터전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자연스레 부산공감에 양산소식도 다뤄졌다. 페이스북 친구 가운데 양산사람들도 늘어났다.


아내 김 씨 역시 지난해 양산 SNS홍보단 활동을 시작으로 김해ㆍ울산 기자단을 하는 등 양산과 새로운 인연을 맺고 있다.


두 사람이 하는 일이 평범한 부부와 다른 만큼 대화도 특별하다. 김 씨는 얼마 전 사진을 배워 남편이 찍은 사진에 조언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어떤 주제를 선정해 올리면 좋을지 추천해준다. 아내 김 씨는 이렇게 보통 주부와 다른 삶을 살아 행복하다고 한다.


“제 이야기에 공감하는 등 저와 같은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힘이 될 때가 있어요. 아이 엄마가 아닌 저만의 삶이 있는 것 같아 좋아요. 소설을 써보는 것이 꿈이에요. 남편과 소통하며 그 꿈을 꿀 수 있어 좋아요”


김 씨 역시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공간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부산공감에서 지역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정서, 정체성을 찾아주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앞으로 그들이 만들어갈 ‘공감’의 공간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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