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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경악.
천성산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후보지로 거론되자 양산시 전체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동안 여러 쟁점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던 것과 달리 사드 양산 배치에는 ‘결사반대’라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양산시와 지역 정치권, 종교계, 상공계, 문화ㆍ체육계, 교육계, 여성계 등 각계각층 주요 인사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12일 오전 양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사드 양산 배치 반대 범시민 대책회의를 열고 사생결단 자세로 저항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자리에는 오규석 기장군수와 김대군 기장군의회 의장, 기장군민 200여명도 참석해 사드 양산 배치 반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통도사 주지 영배 스님과 박정수 문화원장, 구자웅 양산상공회의소 회장을 공동대표로 하는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나동연 시장과 윤영석ㆍ서형수 국회의원, 도ㆍ시의원을 자문위원으로, 이상환 교육발전협의회장과 구순자 여성단체협의회장, 김이용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을 부대표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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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지난 11일 각종 언론에서 양산시가 사드 배치 장소로 유력하다는 내용이 일제히 보도되면서 이를 접한 31만 양산시민은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그 장소가 수십년간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31만 양산시민에게 큰 고통을 줬던 천성산 일원이라는 사실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사드 레이더 운용으로 인한 전자파 피해는 없다고 했으나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반경 3.6km 내에는 사람 출입이 통제되고, 5.5km 내에는 생활할 수 없을 만큼 그 피해가 강력하다”며 “그만큼 사드 배치지역 주민에 대한 불안감 해소와 국민 공감대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양산시는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과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공업도시인 울산의 중간에 위치하고, 김해공항이 인근에 있는 등 부ㆍ울ㆍ경은 우리나라 경제의 20%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사드 양산 배치는 부ㆍ울ㆍ경 경제의 초토화와 800만 주민의 거센 저항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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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 사드 양산 배치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사드 유효거리가 200km인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과 400km 이상 떨어진 양산에 배치할 경우 수도권과 미군 핵심 시설을 보호할 수 없어 사드 배치 목적과 배치되는 점 ▶양산은 동해와 남해 등 바다와 인접해 사드를 배치할 경우 방어 가능 구역 40%가 바다여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 ▶사드 배치지역으로 거론되는 천성산은 수십년간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시민에게 고통을 줬고, 2003년 해제되면서 생태계를 회복하고 있는 시점에서 또다시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양산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점 ▶천성산은 삼보사찰 중 으뜸인 불보종찰 통도사와 내원사, 원효암, 홍룡사 등 불교계 성지이자 천연습지가 잘 보전된 생태계 보고라는 점 ▶사드 배치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동시에 인근 주민에게 재산상 제약을 줄 수밖에 없지만 국방부가 밀실행정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따라 대책위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와 국민 합의를 통해 사드 배치지역을 결정할 것을 31만 양산시민 뜻을 모아 국방부에 강력하게 건의한다”며 “지리적인 여건과 주민 생존권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를 밀어붙인다면 31만 양산시민과 800만 부ㆍ울ㆍ경 주민은 사생결단 자세로 저항할 것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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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란?
사드는 적의 탄도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하강(고도 40~150km)할 때 적 미사일을 직접 맞춰 파괴하는 탄도미사일 방어 요격체계다. 1개 포대는 포대통제소와 사격통제 레이더(TYP-2 TM) 1대, 발사대 6기, 요격미사일 48발 등으로 구성된다. 사드는 북한의 3천km 이하 단거리와 준ㆍ중거리 미사일에 대응해 대한민국과 주한미군을 방어하는 용도로 배치ㆍ운용될 예정이다. 사드 사정거리는 200km이며, 사정 고도는 150k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