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 사송ㆍ내송마을 일대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지 11년 만에 ‘양산사송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이하 사송신도시)이란 이름으로 올해 연말 첫 삽을 뜨게 될 전망이다.
주민 마찰과 수차례 사업계획 변경, 시행사 자금압박에 따른 사업좌초 위기 등 난항을 거듭한 사송신도시가 최근 다시 한 번 사업계획을 변경하고 오는 9월 사업 승인 고시를 앞두고 있다. 계획대로면 올해 연말 착공해 2020년 완공하게 된다. 2005년 사업 계획 수립 후 무려 15년 만에 사업을 마무리 짓게 되는 셈이다.
현재 계획으로는 전체 면적 276만6천465㎡에 1만5천250세대가 들어선다. 입주 인구는 4만200여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 형태는 공공임대가 4천179세대, 민간분양 6천306세대, 공공분양 2천194세대다. 단독주택은 모두 501세대다. 당초 계획보다 2천635세대, 3천620여명이 늘어난 것이다.
토지이용 계획 역시 2007년 계획 승인 당시와 많이 달라졌다. 당초 8곳 1만212㎡ 규모였던 근린생활시설용지가 24곳 4만1천853㎡로 확대했다. 상업시설용지는 12곳 3만5천262㎡에서 19곳 3만9천443㎡로 늘었다. 대학, 기업, 관광호텔, 박물관 등을 지을 수 있는 자족시설용지 10곳(16만2천209㎡)도 새로 포함했다.
대신 녹지가 당초 계획 대비 많이 감소했다. 공원은 31만6천544㎡에서 20만1천964㎡로 약 11만5천㎡ 줄었고, 녹지 역시 52만871㎡에서 39만9천866㎡로 축소됐다.
사송신도시가 완성되면 양산지역은 인구 4만명 이상 신도시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만성적자가 예상되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양산선 운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등 지역 발전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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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사송신도시 개발예정부지. |
ⓒ 양산시민신문 |
한편, 사송신도시 사업은 2005년 첫 계획 당시 국민임대주택단지와 경남 혁신산업도시 형태로 개발 예정이었다. 당시 사업 시행사인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그린벨트 지역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하면서 주민들과 오랜 기간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특히 같은 해 11월 해당 지역이 혁신도시 개발 대상 부지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사업이 첫걸음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6년 6월 대한주택공사는 ‘양산 사송택지개발예정지구 택지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전체 사업비 8천155억원을 들여 3만8천여명을 수용하는 미니신도시를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민 마찰이 계속되면서 계발계획 승인부터 늦어졌다. 건설교통부는 2007년 7월에야 계획을 승인했다.
개발계획 승인 이후 2009년 1월 토지 보상을 시작하면서 사업은 순항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택지개발지구에서 보금자리주택지구로 개발계획이 바뀌면서 다시 진통이 시작됐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한국토지주택공사로 통합(2009년 10월, 이하 LH)하면서 사업 축소 또는 보류가 논의되며 정상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이후 ‘보금자리주택지구 개발’로 사업명을 바꾼 뒤에도 사업은 계속 미뤄졌다. LH 내부 자금압박으로 사업이 계속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지역 정치권과 시민 우려에 LH는 2011년 하반기 단지조성 착수를 약속하기도 했다. 물론 이 약속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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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2013년 6월 LH양산사업단 관계자가 물류센터나 공업용지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실제 LH경남지역본부는 2013년 3월 ‘양산사송 보금자리주택지구 사업추진전략 수립용역’을 발주하며 공업용지 사용 타당성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LH는 사송신도시 개발을 차일피일 미뤘다. 이에 윤영석 국회의원과 양산시의회 등 지역 정치인들이 전방위로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2014년 1월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다시 사송공공주택지구로 사업명을 바꾸고 같은 해 8월 지구계획변경에 나섰다. 이후 절차를 거쳐 지난 5월에야 국토부와 지구계획변경 협의를 마치면서 10여년간 끌어왔던 사업을 매듭짓는 상황이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피해도 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송신도시 개발 성공 여부는 도시철도 1호선 양산선 사업 수익성과 직결하는 문제였다. 사송신도시 개발이 미뤄지면서 도시철도 양산선 역시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로 두 사업이 동시에 늦어졌다.
동면초등학교는 결국 폐교했다. 주민들이 2009년 토지 보상 이후 마을을 떠나면서 학생 수가 줄었고, 신도시가 완성할 때까지 신입생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2011년 3월 폐교했다. 원래 계획대로 2012년 사송신도시가 준공했다면 학교 폐교를 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공사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LH때문에 70년 가까운 전통을 가진 학교가 문을 닫게 됐다.
양산시는 이처럼 지난 11년 동안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으로 많은 갈등과 혼란을 낳은 사송신도시가 예정대로 올해 연말 탈 없이 착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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