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그녀의 손끝에서 새 인생이 시작됐다..
사람

그녀의 손끝에서 새 인생이 시작됐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6/08/09 09:45 수정 2016.08.09 09:45
석산 남양산이편한 홈공방 운영하는 송정화 씨

블로그 운영, 자격증 취득 등 노력으로 얻은 기회
경력단절여성에서 1인 창업가로 제2의 인생 시작















ⓒ 양산시민신문




여성 중에는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집에서 임신ㆍ육아ㆍ출산 등에 지쳐 우울증을 겪기도 하며 홀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있다. 현재 석산 남양산이편한 홈공방인 ‘손끋공방’을 운영하는 송정화(37) 씨도 마찬가지였다. 송 씨도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만 돌보는 경력단절 여성으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2010년 첫째를 낳고 정말 힘들었어요.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게 제 생활 전부였죠. 집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알아두면 실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비누 공예를 배워보기로 했어요. 일주일에 한 번 아이를 시댁에 맡기고 수업을 들었죠”


송 씨는 아이를 낳고 몸에 부기도 빠지지 않은 상태로 수업을 들으러 갔다. 그녀는 그날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 매일 연습하며 실력을 키워갔다. 하지만 쉴 틈 없이 바로 둘째가 생기자 더는 수업받기 힘든 상황이 됐다.


“아이가 유치원에 갈 때쯤에서야 비로소 여유가 생겨 다시 뭔가 배워볼 수 있게 됐어요. 비누는 초기자본도 많이 들고, 공간 제약도 있어 캔들을 배웠죠. 밀랍, 소이, 비즈 등 왁스 종류에 따라 캔들 디자인과 모양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배우면 배울수록 캔들의 세계가 방대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비누와 캔들 모두 너무나 재밌었죠”

홈공방ㆍ작업실에서 수업 진행
전시, 공모전 참가 등 계속 노력















ⓒ 양산시민신문


그렇게 송 씨는 첫째를 낳고 비누 자격증 땄고, 둘째를 낳고 캔들 자격증을 땄다. 그녀는 2012년부터 한국아로마테라피강사협회와 대한천연디자인협회에서 천연비누ㆍ스킨케어일반강사과정, 캔들크래프트 일반과정 등을 이수해 자격증을 6개까지 따는데 성공했다. 또한 수업을 들으며 틈틈이 자신이 제작한 비누와 캔들을 개인 블로그에 올려 사람들과 공유했다.















ⓒ 양산시민신문



“일주일이 너무 바빴죠. 아이 돌보랴 집안일 하랴 배우러 다니랴…. 시간을 쪼개 공부하며 실력을 키워갔어요. 이후 집에 지금까지 만든 작업을 전시하고 작은 홈공방까지 만들게 됐죠”


송 씨는 자신과 같이 집안일에 지친 이웃에게 삶의 활기를 불어넣고 싶었다. 주부에게 아직도 뭔가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소소한 행복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2년 전부터 홈공방에서 원데이 클래스로 시작해 자격증반, 창업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꾸준히 자격증을 따고 블로그(son_kkeut.blog.me)에 작품을 공유하는 등 노력한 덕분에 지난해에는 ‘만개, 감성, 공간’이라는 주제로 서울 가로수길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 수도 있었다.















ⓒ 양산시민신문



“돈을 많이 벌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강사 활동은 추천하지 않아요. 재료 팔고 판매하면 돈이 들어오겠지만 수업은 그렇지 않죠. 가르치는 것은 자신만의 능력을 쌓고 치유하는 일이라 생각하죠. 수강생과 친구가 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히려 제가 치유 받았어요. 결혼을 해 아이를 가지면 아이와 일 중에서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이런 활동을 하면 일과 아이, 정신건강까지 모두 챙길 수 있어요”


송 씨는 경력단절인 주부들이 창업을 생각하는데 많은 자본 없이 시작하려면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 가지에 몰두해 꾸준히 하다 보면 판매할 작품도 생기고, 블로그에 홍보하면 연락이 오는 등 창업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처럼 그녀는 지난 5월 31일 NHN고도 온라인쇼핑몰 창업공모전에 도전해 은상을 받으면서 창업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쇼핑몰에서 창업까지 드는 비용을 일부 지원 해준다는 것이다.















ⓒ 양산시민신문



그밖에도 송 씨는 부산관광기념품 공모전에 캔들 작품으로 참가해 최종 20여명 가운데 들어 캔들 작가로 차츰 자리잡아 가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노력으로 창업기회를 잡은 송 씨는 앞으로 경력단절 여성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했다.


“관광상품전시는 시각디자인이나 공예를 전문적으로 한 사람들이 많이 참여해 받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조금 놀랐어요. 앞으로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게 목표죠. 저와 같이 뭔가 하고 싶은데 고민하는 주부가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송 씨가 준비한 과정을 보면 아이 엄마에서 캔들 작가로 거듭나 창업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녀는 주부들이 아이만 돌보지 말고 삶의 활기를 찾을 뭔가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했던 것처럼 주부들이 잊고 있던 자신의 길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