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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자원봉사로 세상에 아름다운 향기를 전하고 싶어요”..
사회

“자원봉사로 세상에 아름다운 향기를 전하고 싶어요”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6/08/16 09:40 수정 2016.08.16 09:40
경남외국어고등학교 동아리 아향(아름다운 향기)

소외 아동 학습멘토링 봉사
“배움 주고 배움 얻는 기회
















ⓒ 양산시민신문




세상에 아름다운 향기를 전하는 경남외국어고등학교(교장 전병철) 천사들을 만났다. 경남외고 동아리 ‘아향’(아름다운 향기, 지도교사 김혜경)은 지난 2012년부터 의료와 교육으로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올해는 양산드림스타트와 꿈틀아동센터, 중앙비전센터 등 3곳과 연계해 도움이 필요한 지역 아이들에게 학습멘토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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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자신이 맡은 곳에서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 동안 초ㆍ중학생에게 1대 1로 국어ㆍ영어ㆍ수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학생 20명은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아이들 멘토로 활동할 계획이다. 학생이 학생을 가르치며 진정한 봉사의 의미와 나눔의 기쁨을 깨달아 가고 있다.


‘아향’은 김혜경 교사의 손에서 시작됐다. 김 교사는 지난 2012년 故 이태석 신부의 봉사하는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를 보고, 그의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로 동아리를 만들었다. 김 교사는 사람을 사랑하는 학생들의 아름다운 향기가 세상에 퍼져나가길 바라며 동아리를 개설했다고 한다.
김 교사는 “이태석 신부님은 아프리카 남쪽 마을 톤즈에서 의술로 사람을 치료하고 배울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봉사한 분”이라며 “신부님이 살아간 귀한 삶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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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아향은 개설 목적에 맞게 장래에 의료와 보건을 진로로 하는 학생이 모여 양로원을 방문해 의료 봉사와 학습멘토링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줬다. 하지만 현재는 양로원 방문 시간과 학교 일과 시간이 겹쳐 학습멘토링 위주 봉사동아리로 자리 잡고 있다. 학생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학원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아이들의 멘토가 돼 함께 성장하고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러 이동할 때 4명 정도 모여 택시를 타고 갈 때 드는 차비도 모두 자비로 내고 있다. 한 번 갈 때 1만원 정도 들지만 돈이 아깝지 않다고 한다. 또한 조금씩 용돈을 모아 맛있는 과자를 챙겨가기도 한다. 한창 맛있는 것을 사 먹고 싶을 시기인 동생들을 위한 마음 씀씀이다.


2학년 조영빈 학생은 “처음에 자리에 제대로 앉아 있지도 않고 계속 일어나는 아이를 감당하는 게 조금 힘들었죠. 자주 만나고 친해지다 보니 이제 함께 장난도 치고 놀면서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했어요. 귀여운 동생이 생긴 기분이죠”라고 말했다.


중학교를 갓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된 1학녀 학생들도 멘토링을 하며 느낀 것이 많았다. 특히 알파벳도 모르던 아이가 단어를 알고, 문제를 풀어냈을 때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1학년 김다민 학생은 “1학기 때와 달리 2학기 때 갑자기 잘하는 모습을 보고 좋았어요. 한 번은 담당하는 아이가 고맙다는 편지를 주기도 했죠. 편지를 받는 순간 조금 울컥하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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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향’과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
















 
↑↑ 조상래 회장(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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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회장으로 아향을 이끌어가고 있는 조상래 학생은 처음부터 봉사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동아리 설명회에서 동아리 설명을 듣는 순간 들어가기로 했다고 한다. 장래희망이 선생님인 조 회장은 지금부터 학생을 가르치는 것을 연습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중학교 1학년을 가르쳤어요. 그 아이는 공부를 너무 안 해서 학교에서 꼴등이었죠. 자유학기제라 시험도 안 쳐서 더 공부를 안 하려 했어요. 수학을 알려줬는데 기초가 없어 한 번 가르쳐주면 다음 주에 또 모르니 걱정이 많이 됐죠. 저와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아이가 공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하고 노력했어요”


조 회장은 이번에 초등학교 6학년을 맡으면서 누나만 있어 몰랐던 동생이 있는 기쁨을 알게 됐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생각을 공유하고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인데 영어를 알파벳만 알고 있어 영어를 집중적으로 알려주고 있어요. 재밌어요. 알게 모르게 아이들과 통하는 부분이 있죠. 서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마치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친구 같으면서 좋은 형이자 도움이 되는 멘토가 되고 싶어요”




















 
↑↑ 김민지 부회장(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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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부터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김민지 학생은 처음에 중학생을 담당했다. 국민의 생명과 질서유지 등을 위해 일하는 경찰이 꿈인 김 부회장은 어려운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어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봉사가 아이들 가르치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중3을 멘토링했죠. 중학생은 습득력이 빠르고 이야기해줄 게 많았는데 초등학생은 집중력도 짧고 기억력도 좋지 않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김 부회장은 중학생을 가르칠 때 아예 영어단어부터 몰라 어디서부터 알려줘야 할지 막막했다고 한다. 알려줘도 초반에 말해주면 다음 날 잊기까지 해서 처음에 난항을 겪었다고. 그렇게 1년을 함께하며 친해져 봉사활동이 끝난 뒤에도 연락하고 있다고 한다.


“고등학교 생활 이야기도 하고, 고민도 털어놓기도 해요. 공부하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관한 이야기도 하죠. 조금 힘들었지만 학생과 1년 동안 약속을 해서 그만둘 수 없어 끝까지 했죠. 지금은 초등학교 2학년인데 한글도 잘 못 읽고 영어도 알파벳도 잘 몰라요. 시에서 지원받아 학습지는 하고 있지만 다른 아이들에 비해 부족한 편이죠. 이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밀리지 않도록 열심히 가르쳐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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