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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무심히 내버려 둔 우불산성… 이제 웅상 주민 품으로..
행정

무심히 내버려 둔 우불산성… 이제 웅상 주민 품으로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6/09/06 10:48 수정 2016.09.06 10:48
경남 기념물 259호 우불산성 무관심 속 훼손된 채 방치
“웅상의 정신, 우불산 일대 역사ㆍ문화 복원 서둘러야”













ⓒ 양산시민신문
“우불산은 단순히 산으로서 가치를 가지는 게 아니라 우리 웅상 정신이 깃들어 있는 곳입니다. 삼한시대 선조들이 우불산에 성을 쌓아 우시산국(于尸山國)을 지켰고, 이 우불산성은 지금까지 수천년간 주민을 지켜낸 방패였습니다. 당연히 복원을 통해 웅상 역사를 넘어 웅촌, 청양, 온양, 서생, 온산 전체를 아우르던 우시산국 역사까지 주민들이 기억하게 해야죠”


삼한시대부터 내려오는 웅상지역 역사를 담고 있는 우불산성이 사람들 무관심 속에 나날이 그 흔적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주민 사이에서는 우불산 정비와 우불산성 복원을 통해 웅상지역 역사와 문화를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취재진이 향토사학자 박극수 씨, 당촌마을 이채진 이장 등과 우불산에 올라 확인한 결과 실제 우불산성은 생각보다 훼손이 심했다. 우불산성은 전체 둘레 약 770m, 높이 3m, 폭 2~3m 정도인데, 사실상 산성 전체가 훼손된 상태였다.



사찰 옆길로 산을 오르니 산성 주 출입구로 추정되는 관문 흔적이 보였다. 관문 오른쪽으로 이어진 산성은 형태가 다소 남아 있었지만 길게 이어지진 않았다. 산성 흔적을 따라 산을 계속 오르다 보니 망루로 추정되는 다소 넓은 공간도 나왔다.


박극수 씨는 “이곳에 서서 보면 멀리 기장군 정관읍까지 다 보인다”며 “당시에 적군 이동이 한 눈에 보이는 장소인 만큼 흔적을 보면 망루가 세워진 곳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 정상 부근에는 최고 지휘부가 머물렀던 터도 보였다. 물론 이 역시 근처에 있는 망루와 출입문 터 등을 바탕으로 내린 추정이다.


조금 더 이동하자 당시 병사와 말에 물을 공급하던 저수지 공간이 나타났다. 물론 이곳 역시 나무와 수풀로 뒤덮여 움푹 팬 땅이라는 점 외 특별한 흔적은 없었다.
















↑↑ 경상남도 기념물 제259호로 지정한 우불산성은 현재 그 형태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 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사진은 박극수 향토사학자가 망루터였던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설명 중이다.
ⓒ 양산시민신문


이채진 이장은 “여기는 비가 와서 물이 고이면 오랫동안 빠지지 않는 곳”이라며 “그래서 당시 이곳에 물을 저장해 군사와 말 식수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 터를 따라 산에서 내려오다 보니 다시 망루 터가 나타났다. 나무에 많이 가리긴 했지만 이곳에선 울산(온양)지역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이처럼 우불산성은 우불산 곳곳에 흔적을 남기고 있지만 정작 옛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았다. 사람 왕래가 끊겨 흔한 등산로나 산책로도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산성이 세월을 거스르지 못한 흔적이겠지만 사람들의 무관심도 분명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행정에서 더 늦지 않게 현재 남은 부분이라도 지켜내야 한다는 게 우불산성 복원을 주장하는 주민들 생각이다.


박극수 씨는 “우불산과 우불산성은 우리 웅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있어 정신적인 지주가 되는 곳”이라며 “이렇게 소홀하게 방치돼 있다는 건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 입장에서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씨가 우불산과 우불산성을 웅상의 정신적 지주라 표현하는 것은 삼한시대 부족국가였던 우시산국 역사 때문이다. 웅상지역 역사와 문화, 자연, 생활 등을 정리해 놓은 ‘웅상의 발자취’란 책에 따르면 삼한시대 우시산국은 현재 울주군 웅촌면 검단리 일대를 도읍지로 정하고 우불산에 성을 쌓아 적의 침략에 대비했다.



더불어 우불산은 임진왜란 당시 산신의 도움을 받은 주민들이 수천명 왜군을 물리쳤다는 전설까지 더해져 웅상지역에서는 신성한 산으로 여기고 있다.


양산시 역시 우불산성을 최소 삼국시대 이전에 건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산시 문화대전에는 “우불산성은 건립 경위를 알 수 없지만 내부에서 채집되는 토기 조각과 서남쪽 주남리 고분군 등으로 미뤄 신라 시대에 처음 쌓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기록돼 있다.


이런 역사ㆍ문화적 가치 때문에 웅상지역에서는 우불산성 복원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실제 지난 2005년 경남도에서 우불산성을 기념물 제259호로 지정하자 양산시는 정비 사업을 추진했다.

















↑↑ 경상남도 기념물 제259호로 지정한 우불산성은 현재 그 형태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 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 양산시민신문


양산시가 당시 대상 부지 4만5천여㎡(18필지) 가운데 5천㎡(5필지)를 사들이자 주민들은 우불산성 복원에 많은 기대를 걸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정비 사업은 돌연 중단됐다. 토지 매입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양산시는 “해당 부지 대부분을 소유한 A 사찰에서 터무니없는 보상 가격을 요구하는 바람에 사업을 더는 진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우불산성 정비 사업이 중단된 가운데 양산시는 최근 북부동과 신기동 산성(지정문화재) 2곳에 대해 정비를 추진하고 나섰다.



양산시는 “현재 북부산성과 신기산성에 대해 성곽 주변 수목을 제거하고 현재 상태를 최대한 유지할 방법으로 보수(정비)를 추진 중”이라며 “성곽 주변에 탐방로를 조성해 둘레길을 만들고 시민이 산성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 산성 보존과 둘레길 조성에 투입하는 예산은 모두 5억원으로, 양산시는 연내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우불산성 복원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 북부산성과 신기산성 정비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하자 웅상지역 주민들은 더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박극수 씨는 “양산시 설명과 달리 내가 A 사찰 주지 스님에게서 들은 바로는 토지 보상을 놓고 가격을 흥정한 일 자체가 없다고 한다”라며 “어쨌거나 주지 스님도 절터만 남기고 모든 부지를 내놓을 뜻이 있다고 하니 양산시가 다시 한 번 협의를 통해 우불산성 복원 사업을 재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양산시는 2006년 우불산성 복원정비 계획을 수립하고, 웅상 장단기발전계획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이 일대를 문화역사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현재 사업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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