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가 산업단지에서 굴러 내려오는 돌무더기와 흙탕물로 처참하게 변한 모습을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지금도 그 광경을 생각하면 살이 떨리고 소름이 돋는다”
상북면 양주중학교 학부모들이 손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지난 5일 발생한 태풍 차바로 제2석계일반산업단지 조성 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흙탕물과 돌무더기가 학교를 덮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석계산단 공사를 규정대로 진행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밝혀줄 것을 양산시에 요구했다.
양주중 학부모회와 양주중 운영위원회는 지난 18일 양산시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산단 조성 지역은 절토, 성토한 부분에 흙이 내려오지 않게 비탈을 보호해야 함에도 무방비인 상태가 많았다”며 “이에 이번 태풍으로 양주중 급식소 뒤로 돌무더기가 흙탕물과 함께 굴러오는 아찔한 산사태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유출된 토사는 물이 빠지고 먼지가 돼 날리고 있으며, 학생들은 호흡기 이상을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다음과 같은 요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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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학부모들은 먼저 양주중 산사태 원인을 철저히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학생 안전을 확보하지 않은 공사는 일단 중지하고 안전점검 후 재시행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학교 뒤에 위치한 저류지는 위험한 만큼 설계 변경을 통해 위치를 이동해 달라고 요구했다. 태풍에 쓸려 내린 토사 역시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처리하고, 호흡기 통증을 호소하는 학생이 많은 만큼 집단 건강검진을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이번 산사태와 관련한 경위와 문제점, 학부모 의견을 모은 의견서를 낙동강환경유역청에 접수할 것”이라며 “이날 참상을 담은 사진과 영상도 함께 제출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부모 기자회견에 대해 석계산단측은 5일 태풍 당시 양산시 관측 이래 최대 강수량을 기록한 불가항력 자연재해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전재해영향성 검토협의기준 등 책임을 다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석계산단측은 더불어 공사 기간 임시 침사지 12곳과 가배수로를 설치ㆍ운용했고, 준공 이후에는 빗물이 전용 관로를 통해 기존 하천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