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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호포교 재가설 “주민 생계 걸린 문제, 쉽게 양보 못 하죠..
사회

호포교 재가설 “주민 생계 걸린 문제, 쉽게 양보 못 하죠”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6/12/13 09:55 수정 2016.12.13 09:55
[이슈&사람] 정희현 호포마을 이장
호포교 재가설 둘러싸고 갈등 공사기간 대체 교량 없어 논란
공사 업체, 대체교량 추가 비용 “수십억원… 공사 불가능”입장
마을 주민, 생계 걸린 일 강조 “상식적으로도 당연한 것”

“마을 사람들 입장에서는 생계가 걸린 문제죠. 그런데 양산시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기다려 온 공사이기도 합니다. 공사를 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어요. 다만 그 과정과 방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건데…. 쉽게 해결될 거라 생각은 안 합니다”


동면 호포마을이 마을 앞 호포교 재가설 문제를 놓고 시끄럽다. 낡은 교량을 생각하면 바꿔야 하지만 공사를 하는 2년 동안 다리가 끊겨 버리면 주민 생계에 직격탄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호포마을과 물금, 증산 신도시를 연결하는 호포교는 1955년 준공해 60년이 넘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양산천 하천환경정비사업 가운데 하나로 동면 호포교를 새로 건설하기로 했다.<본지 647호, 2016년 10월 25일자>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1일부터 교량 철거작업을 시작해 차량은 물론 보행자 통행도 전면 제한했어야 한다. 하지만 공사는 한 달 넘게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주민 반대 때문이다.


정확히는 주민 반대라기보다 주민 요구사항을 공사업체 측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이유다.


주민들은 식당 등 서비스업을 주로 하는 마을 특성상 교량 공사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지 못하면 생계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주민들은 공사 동안 대체 교량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공사업체 측은 지형상 불가능하다며 대체 교량 설치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양산시 역시 대체 교량 공사비가 최소 15억원 이상 예상된다며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희현(사진) 동면 호포마을 이장은 “공사업체와 양산시는 2~3년 쓸 임시 교량에 10억 넘게 투입하는 게 힘든 모양인데, 주민들은 대체 교량 없으면 당장 문을 닫게 생겼다”며 “해법 찾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대체 교량 없이 공사를 진행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임시 통행로도 없이 다리 공사를 하는 걸 본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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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공사를 하면서 대체 교량을 안 만드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게 주민들 생각입니다. 사실 주민들뿐만 아니라 마을을 오가는 관광객이나 손님들도 마찬가지에요. 다리 공사는 기본적으로 임시 가교부터 만들고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거든요. 그러니 주민 요구가 부당하다고만 할 순 없어요”


팽팽하다. 주민은 생계가 걸린 문제고, 공사업체 측은 막대한 공사비가 추가로 들어가는 일이다.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시간만 흐르고 있다. 그 사이에서 정 이장도 무척 답답하다.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최근 류진원 동면장이 중재안을 냈다. 호포교 공사현장이 아닌 새로운 위치에 통행로를 만들어 물금지역과 이어주는 방법이다.



더불어 마을 앞 낙동강 주변에 소규모 체육시설도 조성하겠다고 한다. 호포교 가설 동안 입게 될 주민 피해를 마을 공동시설로 보상한다는 의미다. 물론 아직은 면장 제안일 뿐, 양산시와 협의가 끝난 것은 아니다. 다만 중재안대로 하면 비용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 달 넘게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보니 면장이 답답했는지 그런 제안을 하더군요. 만약 양산시에서 그 제안을 수용한다면 저도 주민들에게 의사를 물어봐야죠. 제 생각엔 주민들도 공사업체 처지를 이해 못하는게 아니니까 긍정적 반응이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결과를 예상할 순 없죠”


양쪽 모두 직접적인 이익이 걸린 문제다 보니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주민은 최소 2년 이상 생계에 직접 타격을 입고, 공사업체는 20억원 가까운 추가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양측 모두 류 면장 중재안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꽉 막혀 해결 틈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호포교 재가설’ 문제에 새로운 해결책 하나가 제시됐다. 공사업체와 주민이 새로운 해결책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지만 정 이장은 “이번 문제가 자칫 장기화해 주민 간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비쳤다.

















↑↑ 정희현 이장이 재가설을 앞둔 호포교를 바라보고 상념에 잠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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