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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 시설을 갖춰 양산지역을 대한민국 대표 동계 전지훈련지로 만들겠다던 양산시 계획이 ‘축구’에서부터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부터 하북스포츠파크와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등 양산지역 곳곳에 위치한 체육시설에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 축구 전지훈련을 오면서 ‘동계 전지훈련 메카, 양산’이라는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9일 현재 양산종합운동장에는 중국 연변조선족자치구 내 연길시와 용정시에서 초ㆍ고등학교 축구부 선수 200여명이 훈련 중이다. 이들과 함께 감독과 코치 등 임원진 20여명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내달 13일까지 48일간 양산에서 숙식하며 훈련할 계획이다.
주말에는 중국에서 학부모들이 직접 양산을 방문해 아이들 훈련 모습을 보고, 함께 양산 주변 관광에도 나선다. 양산시는 이들이 머무는 동안 숙소 사용료와 식사비 등 직접적인 경제 효과가 6억원이 넘는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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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뿐만 아니라 전국 축구대회도 연이어 열린다. 먼저 오는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간 ‘제9회 양산시장배 전국 초등학교 축구대회’가 종합운동장과 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대회에는 양산초등학교를 포함해 20개팀이 참가한다. 내달 17일부터 28일까지는 ‘제49회 부산MBC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가 예정돼 있다. 부산MBC 대회에는 40개 고등학교 축구부가 출전할 예정이다.
이처럼 양산지역이 동계 전지훈련과 축구대회 장소로 급부상한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 2015년 윤영일 현 양산시축구협회장이 취임하면서 동계 전지훈련 선수단 유치 활성화를 강조했고, 실제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국내외를 오가며 전지훈련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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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지난해 1월에 지구 반대편 아이들이 축구공을 들고 처음으로 양산을 찾았다. 아르헨티나 프로 축구단인 ‘페로 카릴 오에스테’(ferro Car ril Oeste) 소속 유소년 선수단이 동계훈련을 위해 양산을 방문, 하북스포츠파크에서 보름간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아르헨티나에서 국가대표 축구팀 이외의 팀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일 양산시 축구협회장은 “우리 지역에 잘 갖춰진 경기 시설을 겨울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정말 안타까웠다”며 “무엇보다 동계훈련 유치가 지역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해 역점 사업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양산시는 축구 동계 전지훈련 유치 성공에 힘입어 야구 등 지역에 잘 갖춰진 시설을 활용해 동계훈련 유치 종목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양산시는 “축구는 물론 강민호 야구장과 범어구장 등 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 야구도 전지훈련 유치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며 “나아가 양산시가 다양한 종목에서 동계 전지훈련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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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왕선재 연변 동계훈련 총감독 “좋은 시설ㆍ충분한 지원에 감동”
“동계훈련 유치 확대 위해서는 축구장 부족 문제 고민해야”
올해 양산지역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연변조선족자치구 내 학생 선수들은 모두 200여명이다. 이들을 48일 동안 이끌 왕선재 총 감독을 만나 양산지역이 동계 전지훈련 장소로 얼마나 매력 있는지 물어봤다.
왕 감독은 동계훈련지로서 양산이 갖는 가장 큰 장점으로 양산시와 축구협회가 보여주는 의지와 시민 관심을 꼽았다.
물론 잔디 등 훈련 시설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말했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양산시와 축구협회, 그리고 양산시민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운동장 시설도 좋고, 음식도 입에 맞아요. 시차도 없고요. 물론 시설 면에서 사소한 불편은 있죠. 종합운동장에도 이동식 골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등…. 하지만 ‘양산시와 축구협회가 정말 열심히 협조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몸으로 느낄 정도라서 사실 그런 불편은 게의치 않아요. 식당에서도 애들을 위해 많이 신경 쓰고 작은 것 하나까지 챙겨주니 정말 고맙더라고요. 아이들도 충분히 만족하는 것 같네요”
왕 감독은 날씨만 놓고 보면 중국 동남 지역에 비해 오히려 추운 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산시가 전지훈련지로 경쟁력을 갖는 것은 훌륭한 시설을 바탕으로 유치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을 꼽았다.
왕 감독은 내년에 다시 양산에서 전지훈련 할 계획을 갖고 있냐는 질문에 “전지훈련지 결정권한은 내게 없다”면서도 “이번 훈련 기간 안에 연변자치주 축구협회장과 각 학교 학교장 몇몇이 이곳에 올 예정인데 아마 그들에게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줄거라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대신 운동장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만약 내년에 더 많은 학생들이 훈련을 하러 온다면 지금 장소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왕 감독은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의논해 채워간다면 내년에는 이번에 이곳으로 오지 않은 선수단까지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산지역이 동계 전지훈련 장소로 성공할 수 있는 충분한 요건을 갖췄다고 추켜세웠다.
덧붙여 “한국이나 중국이나 아이들은 서로 교류하면서 축구는 물론 서로 문화와 전통 등에 대해 많이 배운다”며 “이번 훈련을 기회로 앞으로도 두 도시가 서로 교류하면서 좋은 관계를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왕선재 감독은 부산 동아대학교를 졸업하고 럭키금성(현LG)과 포항제철, 현대 등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1984년에는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현역 은퇴 이후에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 수석코치, 대전 시티즌 감독 등을 맡았다. 지금은 연변자치주 소속 ‘옌볜 푸더 유소년 축구단’ 코치로 몸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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