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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이슈&사람] “‘전지훈련 메카 양산’은 수년 전부터 꿈꿔..
사회

[이슈&사람] “‘전지훈련 메카 양산’은 수년 전부터 꿈꿔왔던 것”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1/17 09:10 수정 2017.01.17 09:10
윤영일 양산시축구협회장

우물 안 개구리 넘어 세계와 교류
빈 구장 활용해 경제적 이익까지

“처음엔 ‘양산시에서 후원을 받는 만큼 지역 축구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지원 받는 만큼 우물 안 개구리로만 머무르지 말고 대외적으로 우리 지역 축구를 알리고 또 배워보자는 의미였죠. 다만 그게 우리나라 팀과 교류를 넘어 해외 팀과 교류를 원했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난달부터 지역 곳곳 축구장에 낯선 얼굴들이 연신 땀을 흘리고 있다. 키 작은 초등학생부터 프로선수 못지않은 실력의 성인 선수들까지 많은 축구인이 각 구장을 달구고 있다. 덩달아 지역 경제도 꽁꽁 얼어붙은 날씨와 달리 조금씩 봄기운을 풍기는 모습이다.


양산지역이 동계 전지훈련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다른 지역 실업팀과 고교 축구단 몇 팀이 전지훈련을 시작하더니 올해는 10여개가 넘는 팀이 양산을 전지훈련 장소로 선택했다. 중국 연변에서 온 초등학생 200여명이 종합운동장과 보조경기장에서 훈련 중인데, 이들이 양산지역에 쓰는 비용만 수억원에 이른다.


이렇게 양산지역이 축구 동계 훈련 중심지가 된 데는 무엇보다 양산시축구협회 노력이 컸다. 특히 윤영일 회장 취임 직후부터 동계 전지훈련 유치를 위해 임원진들이 발 벗고 나선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축구를 통한 교류, 특히 동계 전지훈련 유치는 회장이 되기 전부터 꿈꿔오던 일입니다. 축구협회에 처음 몸담을 때부터 생각해 온 일이었고, 다른 임원진들과 함께 조금씩 준비해 왔죠”


지난 2015년 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윤 회장은 곧바로 전지훈련 유치에 들어갔다. 시설 조건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 자부했고, 날씨 역시 좋은 편이라는 판단에 적극적으로 섭외에 나섰다.


“축구장은 대부분 다목적구장으로 쓰이지만 어쨌거나 축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입니다. 결국 축구를 하지 않으면 이용 가치가 30%밖에 안 된다는 말이죠. 그 활용 가치를 높이자는 측면에서 각종 대회와 전지훈련 선수단 유치에 열을 올렸죠. 그런 노력이 올해 이런 결과로 이어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결과가 좋아서 쉬운 듯 느껴질지 모르지만 결코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었다. 10년 넘게 축구로 교류해 온 일본 선수단들도 전지훈련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 양산시민신문


결국 중국으로 눈을 돌려 지인을 통해 ‘끈’을 댔다. 겨우 이어놓은 끈이 떨어지지 않도록 수차례 중국을 방문해 친분을 쌓았다.



이렇게 쌓은 친분으로 양국 초등학생들이 교류전을 펼쳤고, 당시 양산을 방문한 연변축구협회 관계자에게 전지훈련 장소로 양산지역이 최적 장소임을 홍보했다. 이후에도 실무진이 10여 차례 양국을 오가며 협상을 벌였고, 결국 올해 처음으로 연변지역 초등학생 200여명이 양산에서 동계훈련을 하게 됐다.


윤 회장에게 올해 전지훈련 유치는 시작일 뿐이다. 이번 전지훈련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도록 협약서에 관련 내용을 명시했다.


윤 회장은 “양국 축구협회장이 바뀌더라도 동계 전지훈련 등 상호 교류는 지속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초ㆍ중ㆍ고등학교가 해외 학생들과 정기적인 교류전을 펼칠 수 있도록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초등학교는 협의를 마친 상태고, 고등학교도 양국 실무진이 1차로 만났다. 중학교 역시 오는 5월 초등부 교류전 때 중국을 방문해 본격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물론 윤 회장 계획에도 걸림돌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숙박이다. 현재 양산지역에는 대규모 선수단이 함께 묵을만한 공간이 없다. 대부분 모텔을 빌려 머무르다 보니 선수들 입장에서는 숙식을 함께할 수 없는 불편이 남는다.


축구장 활용 문제도 내심 걱정이다. 지금 서부양산에 전지훈련팀이 몰려 있어 축구장이 부족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그런데 내년에는 연변에서 올해보다 두 배 많은 400명의 선수가 올 계획이다.



그나마 다행히(?) 동부양산에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 축구장이 두 곳 있어 선수 절반은 그곳에서 훈련하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 중이다. 동부양산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윤 회장은 최상의 해결책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실 지역 축구 동호인들에게 매우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전지훈련팀 유치로 정작 동호인들이 공을 찰 수 있는 곳이 없어졌죠. 한 달 넘도록 축구를 할 수 없는 불편함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기꺼이 이해해 줬습니다. 시민 역시 낯선 얼굴들에게 따뜻한 애정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셔서 저희가 어깨를 당당히 펼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지역 축구 발전은 물론 경제 활성화에도 선도적으로 이바지하는 협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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