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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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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역 협동조합을 가다]“편견 깨고 조합원에 수익 나누는 게 꿈입니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1/17 09:34 수정 2017.01.17 09:34
푸른숲문화복지협동조합

설립 1년 2개월 장애인 협동조합
푸드뱅크 함께 운영해 수익 창출
어려운 현실도 의지하며 극복

“장애인이라고 하면 마치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우리에게도 많은 꿈이 있어요. 비록 몸은 좀 불편하지만 우리도 비장애인과 같은 생각, 같은 마음으로 삽니다. 편견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양산시민신문



푸른숲문화복지협동조합(이사장 서정우)은 지난 2015년 11월 창립총회를 통해 문을 열었다.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서른여섯명 조합원이 동고동락(同苦同樂)하고 있다.



모든 조합원이 장애를 갖고 있거나, 장애인을 부모로 둔 사람들이다. 하는 일은 주로 지역 중소기업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과 비닐 종류를 가공ㆍ조립한다. 더불어 푸드뱅크 사업도 함께하고 있다. 푸드뱅크는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식품제조ㆍ유통기업과 개인으로부터 여유 식품, 생활용품 등을 기부받아 식품ㆍ생활용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계층에게 지원해주는 사회복지 형태 자원 공급사업이다.


푸른숲문화복지협동조합은 (사)경남신체장애인복지회 양산시지부(이하 신체장애인복지회)가 모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신체장애인복지회로부터 후원금도 일부 받고 있다. 서정우 이사장이 신체장애인복지회 양산시지부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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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수익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에요. 사실 버는 돈 전부를 조합원 월급이며 운영비로 지출하고 있죠. 사실 무료 봉사 도움까지 받는 상황인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수익도 늘고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이익도 커질 거라 믿어요”


장기 경기불황에 내로라하는 기업들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 기업에는 더 혹독한 겨울일 수밖에 없다. 조합원들 실제 능력 문제보다 비장애인들이 가지는 편견이라는 벽이 더 높다.


“편견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도, 마음먹는다고 쉽게 지워지는 것도 아니죠. 모든 일이 시간이 필요하겠죠. 다만 저희를 제대로 이해하고 정확히 판단하려는 노력을 조금만 해준다면 그 시간이 좀 더 짧아질 거라 확신합니다”


조합원들이 넉넉한 수익을 나눠 갖고, 나아가 자녀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싶은 게 서 이사장 꿈이다. 이제 1년 남짓, 아직 제대로 이익을 남기기도 힘든 입장에서 과분한 꿈일 수 있겠지만 불가능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럿이다. 가장 급한 게 작업장 마련이다. 지금 신체장애인복지회 사무실을 작업장으로 활용하다 보니 공간이 무척 협소하다. 내색하는 사람은 없지만 서 이사장 입장에서는 신체장애인복지회원들에 미안한 마음도 크다.


“우선 여유가 생기면 작은 공장부터 하나 마련하고 싶습니다. 사무실과 작업장을 분리하고, 그래야 사무실에 직원도 두고 영업이나 다른 활동도 제대로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여러 방면으로 애쓰고 있는데 쉽지는 않네요”


어차피 지금까지 쉬운 일이 없었다.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삶 자체가 어려움 연속이었다. 그래도 편견을 하나하나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다. 조합원 힘을 모아 남은 편견을 마저 지우고 도움을 받는 사람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푸른숲문화복지협동조합 최종 목표다. 불편한 몸으로 작은 부품을 만지면서도 그들 얼굴에 밝은 기운이 떠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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