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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도로명으로 바꾼 교통표지판에 운전자들 ‘혼란’..
사회

도로명으로 바꾼 교통표지판에 운전자들 ‘혼란’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2/07 10:53 수정 2017.02.07 10:53
도로표지판, 지명에서 도로명으로
운전자 “목적지 찾기 더 힘들어”
양산시 “익숙해지면 더 편할 것”

“저 간판(도로표지판)을 보고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겠습니까? 시청이 어디 있는지, 부산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도로명으로 된 간판만 보고는 알 수가 없죠. 왜 바꾸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양산시가 지역 내 도로표지판을 기존 지명 안내표지판에서 도로명 안내표지판으로 교체하자 운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양산시는 지난해부터 지역 중심도로 곳곳 도로표지판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에 ‘시청’, ‘부산’, ‘배내골’ 등 중심 시설 또는 지역명을 안내하는 형태에서 ‘삼일로’, ‘충렬로’ 등 도로명 주소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양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461개 지명 안내표지판 가운데 74개를 도로명 안내표지판으로 교체했다.


문제는 교체한 도로명 안내표지판이 목적지 안내 기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부 운전자들은 기존 지명 안내표지판은 시내 중심 시설이나 지역을 안내하고 있어 대략이나마 목적지 방향과 위치 등을 알아챌 수 있지만 도로명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 양산시는 지난해부터 도로표지판을 기존 지명 안내표지판(사진 위)에서 도로명 안내표지판(사진 아래)로 바꾸고 있는 가운데 일부 운전자들은 바뀐 도로명 안내표지판이 길 안내라는 표지판 본연의 기능이 떨어져 불편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동면에 사는 김아무개(46) 씨는 “기존 표지판은 대충이라도 가는 방향을 알고, 가야 할 방향을 알려줬는데 도로명 표지판은 덜렁 도로명만 있다 보니 어디가 어디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표지판이라는 게 길을 안내하는 기능을 하는 건데 도로명 표지판으로는 도저히 길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박아무개(40, 물금읍) 씨 역시 “요즘은 내비게이션이 잘 돼 있어 표지판이 없어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표지판 기능만 놓고 보면 도로명보다는 지명이 더 나은 것 같다”며 “굳이 표지판을 바꿀 필요가 있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양산시 민원지적과 “도로표지판을 도로명으로 바꾸는 건 도로명 주소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행정안전부에서 각 지자체에 권고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민원지적과는 “목적지를 찾는데 도로명 표지판을 불편하게 느낀다면 지명 표지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도로명에 대한 불편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 지명 중심 표지판은 해당 시설이 위치를 옮길 경우 언제든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도로명은 한 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도로명에 익숙할수록 지명표지판보다 더 편리할 거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양산시 해명에도 한 운전자는 “길 안내라는 표지판 본래 목적만 따진다면 아무리 비교해도 도로명보다는 지명표지판이 더 낫다”라며 “결국 도로명주소 활성화를 위해 행안부에서 지자체를 압박해 쓸데없이 표지판을 바꾸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양산시가 지난해 교체한 교통표지판은 모두 74개로 개당 평균 500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남은 교체 대상 표지판은 모두 387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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