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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문 밖 나오면 온통 쓰레기… 신도시란 말이 부끄럽다”..
사회

“문 밖 나오면 온통 쓰레기… 신도시란 말이 부끄럽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2/21 09:30 수정 2017.02.21 09:30
물금신도시 택지개발 현장 일대
건축 폐기물에 쓰레기로 ‘몸살’
빈 공간만 있으면 무단 투기
시 “토지 소유주가 해결할 문제”












ⓒ 양산시민신문


쓰레기장 위에 집을 지으면 이런 모습일까? 물금신도시 백호마을(백호길 일대) 택지개발 현장이 건축 폐기물과 생활 쓰레기로 몸살이다. 인근 주민들 표현을 빌리자면 ‘쓰레기가 산을 이룬’ 수준이다.


실제 지난 8일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건축 행위가 한창인 곳 주변 공터에는 건축 폐기물과 쓰레기가 뒤엉켜 실제로 ‘쓰레기 무덤’을 이루고 있었다.



먹고 버린 종이컵이 바람 따라 도로 위를 춤추며 굴러다녔고, 자장면 그릇을 덮었던 것인지 검은 춘장이 잔뜩 묻은 신문지가 공사장 근로자들 바지춤을 스치고 지나갔다. 마치 옛 영화 ‘황야의 무법자’ 속 낙엽처럼 종이컵과 신문지 이외에도 온갖 쓰레기가 바람 따라 춤을 추며 나뒹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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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길 일대가 쓰레기투성이가 된 것은 공터로 남아있던 해당 지역에 각종 개발행위가 시작되면서 부터다. 건축업체 한 두 곳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과 각종 쓰레기를 인근 공터에 버리자 다른 업체들 역시 문제의식 없이 공터만 있으면 온갖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건축업체들이 버린 폐기물이 쌓이자 일반 시민 역시 거리낌 없이 쓰레기를 버리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공사가 계속 이어지면서 공사 자재 역시 도로나 인도 위에 무단 적치해 통행 불편은 물론 보행자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강아무개(48) 씨는 “이 부근에 문을 연 식당이 상당히 많고 손님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환경은 갈수록 엉망”이라며 “도대체 쓰레기가 이렇게 넘쳐나도록 양산시는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 씨는 “민원을 아무리 넣어봐야 결국 (양산시가) 토지 소유주에게 책임을 전가할 뿐 아무 대책이 없다”며 행정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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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식당 운영자 최아무개(42) 씨는 “식당 문을 연 지 1년이 좀 넘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혀 나아진 게 없다”며 “요즘은 식당들이 늘어나 오가는 사람도 많아졌는데 쓰레기 밭에서 밥을 먹는 꼴”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앞으로도 이곳은 개발 행위가 한동안 계속 될 텐데 이미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것만큼 앞으로 더 이상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며 “양산시나 물금읍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관심을 좀 가져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지만 행정당국은 적극 대처하지 않고 있다. 쓰레기 관련 주무 부서인 환경관리과에서는 토지 소유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환경관리과는 “폐기물관리법에서 정하는 1차 관리책임은 토지 소유주에게 있다”며 “안 그래도 민원이 많이 발생해 최근 토지소유자들에게 토지청결유지명령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양산시에 따르면 토지 소유자가 청결유지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1차 30만원, 2차 70만원, 3차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토지 소유주에 책임을 묻기에 앞서 먼저 쓰레기를 정리할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개인 사유지를 공공인력을 동원해 치우는 것은 결국 공공기관이 개인을 위해 일하는 결과라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쓰레기와 폐기물을 치울 의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토지 소유자들이 당분간 건물을 지을 의향이 없을 경우 해당 공터를 화단이나 텃밭으로 조성해 쓰레기 무단 투기를 억제할 수 있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더불어 인근 식당에 주차장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공터를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토지 소유자들에게 추천하고, 불법투기 감시 폐쇄회로(CCTV) 설치, 기동단속 등을 병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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