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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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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농업, 작지만 알찬 강소농으로 극복해야죠”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3/07 10:07 수정 2017.03.07 10:07
양산시 강소농협의회 이동호 회장

농업기술센터 강소농 교육 수료한
지역 41개 농업체 한 마음 한 뜻

연구ㆍ개발하는 농업을 바탕으로
고소득 창출 목표 협의체 구성

이동호 회장 “혼자 힘으론 어려워
자주 머리 맞대는 것부터 시작”

‘기존 단순 교육 방식을 벗어나 농업경영체 스스로 개선 목표를 설정, 이를 달성해 나가고 자생력을 높이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양산시농업기술센터가 밝힌 강소농(强小農) 육성 사업을 요약한 문장이다. 강소농이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작지만 강한 농업’을 의미한다. 강소농은 2011년부터 농촌진흥청이 적극 추진해 온 농업인 육성사업을 설명하는 중심 단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좁은 국토, 특히 산간지대가 많은 우리나라 농업 특성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은 실제로 경영규모면에서 소농(小農)이다. 반면 강농(强農)은 경영 목표(고소득)를 설정, 목표 달성을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농업을 뜻한다. 일반적으로는 대규모 영농으로 대량 생산하는 형태가 많다.















ⓒ 양산시민신문



이런 농업 특성을 우리 나라 현실(소농)에 적용해 궁극적으로 고소득 농가(강농)를 많이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 바로 강소농 육성 정책이다. 규모가 작은 농업이지만 각자 특성을 살리고 장기적인 경영 목표를 설정해 고소득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양산시도 2011년부터 강소농 육성 정책을 펼쳐왔다.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소농 육성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지난해까지 249개 농가가 교육을 이수했다. 교육은 홍보 방법에 대한 연구에서부터 현장 실습과 경영ㆍ기술 진단 등을 통한 맞춤형 영농방법을 찾는 형태다. 양산시가 강소농 육성을 진행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 상태로는 양산시 농업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 현대 산업 자체가 이미 오래 전부터 탈농업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결국 강소농은 우리나라 농업이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강소농 교육을 이수한 249개 농가 가운데 41개 농가가 지난 2015년 4월 뜻을 모아 협의체를 구성했다. 바로 양산시 강소농협의회다. 강소농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이동호(45) 회장을 만났다. 강소농협의회가 어떤 단체이며, 도무지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위기 속에서 과연 이 회장을 비롯한 협의회 소속 41개 농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강소농이란 ‘비품고가역’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비용절감과 품질향상, 고객확대, 가치창조, 역량개발의 약칭이죠”


이 회장 설명에 따르면 ‘비용절감’은 창고정리와 기록관리, 노무관리 등 방법을 말한다. ‘품질향상’은 제품 등급화화 선별, 수확량 증진을 말하는 개념이다. ‘고객확대’는 고객 성향을 분류하고 분석해 문자, 전화 등으로 고객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며,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경영 목적을 설정하고 교육과 제품개발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이 가치창조다. 마지막으로 농업인 스스로 건강을 챙기고 지식을 습득, 전문가에게 경영을 배우는 게 역량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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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강소농협의회는 양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강소농 육성 교육을 이수한 농가들 모임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 41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데 결국 최종 목표는 고소득 창출이겠죠. 혼자 힘으로는 힘든 게 많으니 한데 뜻을 모우고 힘을 합치자는 의미인거죠”


협의회 운영 목표는 결국 농가 소득 창출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출범 만 2년을 앞두고 있는 강소농협의회는 올해부터 실제 소득 창출을 위한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먼저 분기별 모임을 통해 농가 간 대화를 확대한다. 현재 협의회에는 15년 이상 농사를 지은 농가도 있는 반면 2~3년 밖에 안 된 농업인도 있다. 오래된 농가에서는 그간 농업 경영에서 경험한 각종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농업인들은 최근 농업 경향과 소비 성향을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선진 농가 벤치마킹도 늘려갈 예정이다. 현장 교육과 함께 홈페이지 운영 등 IT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물론 이런 활동을 위해서는 소속 농가들 단합이 우선해야 한다.


“우리가 강소농을 하는 이유가 뭔지 고민해야 합니다. 결국 돈을 많이 버는 게 목표겠지만 목표만 있고 계획이 없으면 의미가 없겠죠. 최신 정보와 전문 지식을 익히고 먼저 시작한 사람들에게서 노하우를 배워야 합니다. 서로 경쟁자일 수 있지만 농업이라는 틀 안에서 동반자라는 사실도 명심해야 합니다”


강소농협의회가 출범한지 2년이 됐지만 사실 아직 시작 단계다. 갈수록 침체하는 ‘농업’이지만 각자 사연을 안고 뛰어든 사람들이 서로 위로해 줄 작은 울타리 하나 만들었을 뿐. 지금 작은 농업이 그 울타리를 넘어 세상 중심에 우뚝 서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강소농협의회가 양산지역 농업인들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나아가 지역 경제 발전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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