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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딸기는 희망 싣고… 초보 농사꾼이 꿈꾸는 ‘행복한 농업’..
경제

딸기는 희망 싣고… 초보 농사꾼이 꿈꾸는 ‘행복한 농업’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3/21 09:12 수정 2017.03.21 09:12
[양산시 강소농협의회 농가 탐방]

원동 화제 행복한 딸기 농장
귀농 3년 김춘섭ㆍ전경아 부부
고설수경재배 통해 고소득 꿈꿔
유기농으로 키워 수출도 도전

완전 햇병아리다. 서툰 것 투성이고, 아는 것 보다 배워야 할 게 더 많은 현실이다. 하지만 꿈이 있기에, 가능성을 믿기에 감히 작지만 강한 농업에 도전한다. 강소농으로 성공을 꿈꾸는 3년 차 귀농인 김춘섭(49)ㆍ전경아(46) 부부 이야기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낯선 땅 양산에 뿌리내린 김 씨는 이제 ‘농사꾼’이란 두 번째 직업을 가지게 됐다. 아직은 농사가 어색하지만 강소농협의회 회원답게, 젊은 귀농인답게 ‘연구하는 농업’을 꿈꾸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올해가 두 번째 수확이에요. 전에는 프린터 카트리지 개발하는 업체에서 일했죠. 농사는 완전 초보라 무슨 얘길 해야 할지 쑥스럽네요.”


김 씨가 귀농을 생각하게 된 것은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특히 인쇄업계가 쇠락하면서 프린트 카트리지 산업 역시 예전만 못하자 노후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 일로 스트레스받는 것도 지치기 시작했다.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여야 하는 것도 싫었다. 그래도 농업은 땀 흘린 만큼 결실을 보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정년이 없다는 점이 좋았다.


“저도 50대로 접어들면서 은퇴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특히 인쇄 일감이 줄고 중국 때문에 경쟁력도 떨어지는 상황이라 고민했어요. 다른 직종으로 옮길까 생각도 했지만 어차피 회사생활을 이어간다면 노후를 걱정하는 건 똑같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농업에서 길을 찾기로 했습니다”


농사를 짓기로 한 김 씨는 처음에 옛 직장 근처인 경북 문경 일대에 땅을 찾았다. 농사지을 땅은 많았지만 판로를 생각하니 마땅치 않았다. 그렇게 여러 도시를 둘러보다 찾은 곳이 양산이다. 김 씨가 보는 양산은 대도시가 인접해 있고 교통망이 좋아 농산물 판로확보에 유리한 곳이다. 날씨가 비교적 따뜻한 것도 장점.


“농산물 판매는 기본적으로 공판장 거래가 많죠. 하지만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매를 늘려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양산은 그런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산을 터전으로 결정한 김 씨는 작물로 딸기와 표고버섯을 놓고 고민했다. 이것저것 오래 고민했다. 그러다 1년 6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 표고버섯 대신 곧바로 수확이 가능한 딸기를 선택했다. 그게 2015년 8월이다.


김 씨는 현재 고설수경재배 방법으로 딸기를 키우고 있다. 고설수경재배는 땅에서 약 1m 정도 높이 띄워 화분 형태로 기른다. 이 때문에 작업이 편하다. 그만큼 노동 시간도 단축된다. 당연히 인건비도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병해충에 강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화분 형태라 일반 토양 재배 보다 작물 관리가 쉽다. 따라서 수확량이 많고 시기도 단축할 수 있다.


반면 단점은 시설비가 많이 든다. 이모작(二毛作)을 하지 못하는 것도 손해다. 참고로 일반 토양 재배는 겨울에는 딸기, 여름에는 수박을 길러 수확한다.


“농사라는 거, 역시 힘들더라고요. 첫해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올해는 태풍 차바 때문에 수확량이 많이 줄었어요. 첫해는 11월부터 많이 출하했었는데 올해는 2월에야 본격적으로 출하하기 시작했어요. 많이 늦었죠. 일찍 출하해야 가격도 좋은데….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제가 하나 배웠다 생각해야죠”


소매가 잘 될 거라는 판단에 양산을 선택한 것처럼 현재 김 씨는 수익의 40% 정도를 직거래와 체험 등에서 올리고 있다. 다소 번거롭고 여러 어려움은 있지만 고수익을 위해서는 도매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 아직은 ‘초보’인 만큼 도매 비중을 무시할 순 없지만 차츰 줄여나갈 계획은 분명하다.


김 씨는 비교적(?) 젊은 농업인답게 연구를 많이 한다. 선배 농업인들에게 직접 배우는 것부터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모은다. 양산시 농업기술센터가 진행하는 강소농 교육을 수료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씨는 이를 계기로 강소농협의회에 가입했다. 물론 김 씨는 여전히 ‘정보’에 목마르고 ‘배움’에 배고프다.


“유기농은 농업의 미래에요. 제 미래이기도 하고요. 처음엔 약을 안치고는 딸기를 키우기 힘들었어요.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이 줄이는 데 성공했죠. 가격경쟁력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기농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김 씨는 유기농 재배와 함께 수출을 계획 중이다. 김 씨에 따르면 현재 양산지역에서 딸기를 수출하는 농가는 없다. 게다가 2023년부터는 농식품 수출마케팅 비용과 물류비 지원을 폐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수출을 시도하는 이유는 바로 지원이 줄어들면 수출 물량이 줄어들 것이고, 역으로 이때가 오히려 수출에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개인이 수출길을 찾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지자체 도움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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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지어보니 역시 만만치 않더라고요. 생각하지 못한 어려움도 많고 비용도 예상을 뛰어넘었죠. 그래도 아직 젊으니까, 노력할 수 있죠. 우리 아이가 7살인데 그 녀석이 밭에서 바로 따 먹을 수 있는 건강하고 맛있는 딸기를 계속 키워낼 겁니다. 그게 우리 농장을 믿고 찾아주는 모든 분에 대한 예의 아니겠어요?”


건강한 먹거리 하나로 작지만 강한 농업을 꿈꾸는 곳. 아이들이 깨끗한 땅에서 자란 음식을 걱정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곳. 김 씨가 키워가는 ‘행복한 딸기 농장’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봄이 끝나기 전, 아이들과 함께 ‘행복’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행복한 딸기 농장
양산시 원동면 뻘등길 74
문의 : 010-3950-3525
www.happywell.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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