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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2호선 증산역에서 물금읍 가촌리를 잇는 증산역로(왕복 8차선) 주변에는 현재 대형 공동주택 단지가 좌우로 형성돼 보행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증산역로 가운데 무단횡단이 문제가 되는 장소는 보행자 전용로 끝부분과 맞물리는 지점이다. 해당 보행자 전용로는 물금 가촌초등학교와 반도유보라3차 아파트 사이에서 시작해, 대방노블랜드연리지2차 아파트와 3차 아파트 사이까지 700여m 이어진 길이다. 보행자 전용로 주변에는 2천646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현재 이 보행자 전용로와 증산역로가 만나는 A 지점에는 횡단보도가 없다.(지도 참고) A 지점 바로 건너편에는 ‘구두공원’이라는 작은 공원과 증산이란 이름의 산이 하나 있는데, 아파트 단지와 가깝고 높이가 낮아 평소 어르신들이나 가족단위 산책을 즐기는 인구가 많다. 이 때문에 보행자 전용로를 따라 나온 사람들이 왕복 8차선 증산역로를 무단횡단 하는 것이다.
물론 A 지점 주변에 횡단보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A 지점 좌우로 각각 100m, 150m 정도 떨어진 사거리에 횡단보도가 두 곳이나 있다. 하지만 보행자 전용로를 따라 나온 사람들이 이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직선으로 건너면 바로 공원으로 이어지는 만큼 300미터 가까이 돌아가기 싫은 것이다. 더불어 아직은 증산역로 차량 통행이 적은 것도 무단횡단을 쉽게 생각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A 지점에 횡단보도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행자 전용로 ‘연속성’을 생각한다면 횡단보도 설치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보행자 전용로가 중간에 왕복4차선 도로(아리로)를 만나는데, 이곳에는 횡단보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A지점에도 횡단보도를 충분히 설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중부동 주공3단지 아파트에서 도시철도 2호선 양산역으로 이어지는 도로에도 무단횡단이 늘어나자 지난해 횡단보도를 추가한 선례가 있다.
대방노블랜드 주민 서아무개(65) 씨는 “솔직히 나도 차가 많이 안 다닐 때 몇 번 무단횡단 한 적 있다”며 “바로 길을 건너면 (구두)공원이고 차도 많이 다니지 않는데 멀리 돌아가는 건 번거로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양산시 교통행정과와 양산경찰서 교통계는 횡단보도 설치에 대해 부정적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A 지점 좌우에 횡단보도가 있기 때문이다. 관계기관에서는 만약 A 지점에 횡단보도를 추가 한다면 차량 교통흐름에 적지 않은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양산경찰서는 이런 이유로 지난번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에서 횡단보도 설치안을 부결시키기기도 했다.
하지만 무단횡단이 잦은 만큼 어떤 식으로든 대책 마련은 필요해 보인다. 보행자 편의를 위해 횡단보도를 추가하던지, 아니면 중앙분리대를 설치해 무단횡단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효진 양산시의원(자유한국, 물금ㆍ원동ㆍ강서)은 “이번 논란은 결국 정책 방향을 차량 중심에 둘지 보행자 중심에 둘지 문제”라며 “보행자 전용로 역할과 기능을 고려하고, 앞으로 보행자 중심으로 교통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런 보행 연속성을 살리기 위해 힐데스하임 아파트와 대방노블랜드2차 아파트 사이 도로(야리로)에는 중간에 횡단보도를 추가한 것”이라며 “모쪼록 양산시와 양산경찰서가 보행자 중심 결정을 내려 많은 시민이 무단횡단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