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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 ||
ⓒ 양산시민신문 |
준비하지 못한 채 시작한 선거다. 말 그대로 별안간 뽑게 된 19번째 대통령. 누가 됐을까? 궁금하지만 솔직히 예견되는 후보가 있다. 그 예측은 기자뿐만 아니라 다른 유권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실 누가 대통령이 되건 이 글과는 상관없다. 승리한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선거에서 선택받지 못한 ‘패자’에 관한 이야기기 때문이다.
경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이 사회는 수많은 경쟁의 연속이다. 우린 그런 경쟁을 치르며 늘 이기는 법을 배워왔다. 경쟁이란 이기기 위해 하는 거니까. 물론 경쟁에서 승리하는 법을 배웠다 해서 실제로 늘 이기는 것도 아니다. 승자보다 패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니까 우리 역시 승리보단 패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승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만큼 ‘잘 패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멋진 승리’보단 ‘뼈아픈 패배’에 익숙해야 할 사람들인 만큼 어떻게 하면 덜 아프게, 덜 상처받으며 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패배 상처를 줄이는 법이 곧 재기의 힘을 비축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될 수 있는 것이고.
이번 대선에서도 패배자가 12명(중도 사퇴 2인 제외)이나 나왔다. 그 가운데 최소 10명 이상은 선거전 이미 패배를 예감했을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으로) 패배자 가운데 8인은 사실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았을 거다.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을 테니. 나머지 역시 사실 승리보다는 일정한 ‘성과’를 기대하며 선거에 임했다고 봐야 한다.
선거 결과 자신들 기대만큼 표를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본인이 몸담았단 정당을 호기롭게 박차고 나왔던 A 후보, 그리고 끝까지 그 곁에서 함께한 동료들에게 정치적 지지 여부를 떠나 격려하고 싶다.
시작 때부터 이미 결과가 보이는 승부도 있다. A 후보에겐 어쩌면 이번 대선이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앞서 얘기했듯 승리하는 법만큼 어떻게 패배해야 하는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질 때 지더라도 다음에 다시 경쟁할 수 있는 저력을 남겨야 하고, 다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번 승부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어야 한다.
패배를 통해 배우자. 품격 있는 패배를 기억하자. 승리보다 훨씬 많은 패배를 겪게 될 우리 자신의 ‘내일’을 위해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A 후보도 이번 패배에서 얻은 ‘전리품’을 잘 지켜가길 바란다. 자신들 소신과 지켜가야 할 가치 말이다. 개인적으로 그 소신과 가치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들 걸음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