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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전국 최대 산란계 농장, ‘오경농장’ 양산 떠난다..
사회

전국 최대 산란계 농장, ‘오경농장’ 양산 떠난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5/23 08:18 수정 2017.05.23 08:18
잦은 AIㆍ낡은 시설로 이전 추진, 경북 영덕ㆍ경주에 부지 확보
지역 계란농장 여파 클 수도, 양산시 “대책도, 계획도 없다”

동남권 최대 계란 산지로 양산지역 산란계 산업을 이끌어온 오경농장(주)(대표이사 김준영)이 양산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젤란’(제일 란)이란 상표로 하루 최대 150만개 계란을 생산하는 오경농장은 상북면 석계리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만 마리 규모 직영농장을 운영하며 상북지역 7개 산란계 농장과 협업 형태로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경농장측은 최근 경북 영덕과 경주에 각각 12만2천㎡, 9천900㎡ 규모 부지를 확보, 산란계 농장 조성을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내년 하반기쯤 토목 공사를 마무리하면 현재 직영으로 운영하는 농장을 이전, 산란계 입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산지역 협업농장 7곳 역시 3년 내 경북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경농장이 이번에 이전을 계획한 이유는 해마다 반복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이 크다. 잦은 AI 발생과 1976년 지은 낡은 시설을 현대화하는 데 한계 때문이다.


오경농장 관계자는 “시설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다만 (이전과 관련해) 아직 정확하게 결정됐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언급하기는 힘들다”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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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역 최대 산란계 업체이자 동남권 최대 규모로 계란을 공급해 온 오경농장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감에 따라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이다.


그동안 양산지역은 오경농장을 비롯해 산란계 농장 집결지로 영남권 계란 가운데 20% 이상 유통해 왔다. 이러한 규모는 양산지역이 전국에서도 손꼽는 산란계 농장 집산지로 유명세를 떨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이에 이번 오경농장 이전을 현실화하면 지역 다른 산란계 농장 영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경농장이 이전할 경우 산란계 15만 마리를 키우는 한 농장은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상북지역 한 양계농가는 “아무래도 양산이 최대 집산지라는 명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유통이나 이런 측면에서 우리도 이득을 본 게 사실”이라며 “오경농장이 경북으로 옮기게 되면 나중에는 결국 그쪽 중심으로 모든 게 돌아가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반대로 오경농장이 경북으로 이전한다 해도 큰 영향은 없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상북지역 또다른 양계 농가는 “들리는 이야기로는 본사와 포장 공장 등은 양산에 그대로 남는다던데 그러면 동남권 최대 산란계 집산지라는 명성은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피해가 전혀 없진 않겠지만 남아 있는 농가들도 각자 대책을 고민하면 큰 타격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산란계 농가들의 우려와 달리 양산시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 양산시 농업기술센터는 “농장 이전 관련해서 오경농장이 우리쪽에 공식적으로 어떤 이야기도 전해온 바 없다”며 “현재로선 아무런 계획도, 대책도 없고 어떤 이야기도 해줄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오경농장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에 비해 양산시가 이번 일에 대해 지나치게 안일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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