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천을 범람 직전까지 몰고 갔던 태풍 차바가 남긴 교훈은 ‘예방’이었다. 대비하지 않으면 예측할 수 없을 때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함께였다.
차바가 남긴 경고에 따라 양산시가 집중호우 등 우수기 대비 지역 배수펌프장 일제 점검에 나섰다. 양산시는 지난달 지역 배수펌프장 13곳을 대상으로 시설 점검과 함께 우수기 근무자 행동요령, 비상상황 발생 때 대처 요령 교육 등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점검은 비상상황을 가정해 실제 배수펌프를 가동하는 등 규정과 절차에 따른 실전연습으로 진행해 교육 효과를 높였다.
지난 24일에는 증산배수펌프장에서 종합 점검과 시험 운행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에는 앞으로 1년 동안 배수펌프장 관리ㆍ운영을 담당할 기간제 근로자 전원이 참석했다. 교육은 담당 공무원 개략적인 설명에 이어 ‘빗물 펌프장 가동 매뉴얼’에 맞춰 실제 배수까지 이뤄졌다.
이날 교육한 지침은 강우예보 때 펌프 가동 준비사항으로 ▶주의보 발령 시 비상연락 ▶기기 정상가동 여부 확인 ▶배수 구역 점검 ▶유입 수문 개방 ▶제진기 가동 ▶토출밸브 개방 ▶방류 수문 폐쇄 등 순서로 진행했다. 기간제 근로자와 안전관리자, 전담 공무원 각각 역할에 맞춰 확인해야 할 사항과 보고체계, 설비 조작에 대해서도 교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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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취재진이 훈련을 지켜본 결과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무엇보다 복잡한 상황에서 다양한 기계와 설비를 다뤄야 한다는 점이 염려됐다. 펌프와 배전반, 제진 설비, 방류구 등 작동하고 점검해야 할 요소들이 많았다. 작동법이 많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순서에 따라 장소를 옮겨가며 점검하고 가동해야 해 자칫 순서를 잊어버리거나 필요한 조처를 빠뜨리는 실수를 범할 수 있을 듯했다.
특히 기간제 근로자 가운데 상당수가 고령인 점을 생각한다면 배수펌프장별로 세밀한 교육 반복 실행이 필요해 보였다. 배수펌프장 기능과 비상상황이라는 급박한 상황을 고려해 모든 행동요령이 몸에 익을 만큼 반복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판단됐다.
이진욱 상하수도사업소장 역시 행동지침에 대한 ‘숙달’을 강조했다.
이 소장은 “배수펌프장마다 작동 방법이 비슷하지만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각자 매뉴얼을 숙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기상특보는 언제 어떻게 발동될지 모르는 만큼 우리는 늘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만약 시간당 100mm 이상 비가 내리는 데 우리가 10분만 늦게 대처해도 도시는 물난리가 난다”며 “그만큼 현장관리자와 기간제 근로자 여러분이 호흡을 잘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계 역시 틈틈이 가동하지 않으면 정작 필요할 때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수시로 시험가동 해야 한다”며 “근로자들은 자동매뉴얼은 물론 비상시 수동 매뉴얼까지 숙지할 수 있도록 늘 반복 연습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