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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신도시는 오늘도 공사중… ‘뒷전’으로 밀린 시민 안전..
사회

신도시는 오늘도 공사중… ‘뒷전’으로 밀린 시민 안전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6/05 19:34
[이슈&현장] 20년 넘게 이어온 신도시 개발의 그늘

1994년 시작한 신도시 개발 사업, 오랜 세월 일상돼 버린 ‘불편’
손 놓은 단속, 불편이 ‘위험’으로, 불안 위에 짓는 ‘행복 도시 양산’















↑↑ 인도와 도로를 아랑곳 않고 각종 공사 자재를 쌓아 보행자와 자동차 통행에 방해를 주는 행위가 언제부터인가 일상이 돼 버렸다.
ⓒ 양산시민신문


“인도가 아예 없어졌어요. 2차선 도로에 한 차선은 그냥 주차장이에요. 사람 다닐 수 있는 길이 없는 거죠. 사람들이 도로 위를 걸을 수밖에 없어요. 버스가 제 옷을 스치듯 지나간 적도 있습니다”
- 황아무개(34) 씨, 물금읍 A 아파트 주민

“시청에 수차례 민원을 넣어봤죠. 그런데 공무원들은 현장에 나오지도 않아요. 몇 번을 문제제기 해야 겨우 나옵니다. 나와 봤자 (공사업체에) 경고만 하고 그냥 가요. 양산은 공사업체들만 ‘행복도시’인 것 같아요”
- 정아무개(40) 씨, 물금읍 B 아파트 상인




지난해 물금지역을 마지막으로 양산신도시 택지개발사업을 마무리했다. 20년 넘게 이어온 개발은 종지부를 찍었지만 여전히 지역 곳곳은 개발 피해를 계속 입고 있다. 불가피한 ‘성장통’이라지만 정도를 넘어섰다는 불만이 끊이질 않는다.


양산신도시는 1994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고, 1999년 6월 30일 1단계 준공, 2014년 2단계 준공, 이후 지난해 말 사업을 최종 마무리했다.


문제는 택지개발은 마무리했지만 대형 아파트에서 소형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는 공사로 불편이 십수년 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새 공사에 따른 불편은 당연한 일이 됐다. 도로는 물론 인도 위에 자재를 쌓는 일은 예사고 주택가에 쌓인 폐기물은 지저분함을 넘어 주민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소음과 먼지 역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취재진이 현장을 둘러 본 결과 상황은 심각했다. 공사가 한창인 동면 한 상가건물은 인도 자체를 공사장으로 둔갑시켜버렸다. 아예 보행자 통행을 막으려고 인도 위에 울타리까지 둘러놨다. 해당 공사장 인근에는 이미 상가와 아파트가 들어선 상태라 오가는 사람도 많았다. 사람들은 인도가 가로막혀 하는 수 없이 차도 위로 다녀야 했다. 공사장 인근 불법 주차 역시 위험하기 짝이 없다.
















↑↑ 동면지역 상가 공사장 현장이 인도를 점용해 시민이 도로 위를 걷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 물금지역 상가 공사장 현장이 인도를 점용해 시민이 도로 위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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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면 택지도 비슷했다. 자재는 도로 위를 나뒹굴었다. 건물은 먼지를 막아내는 시설이나 물건 추락에 대비한 어떤 방책도 없었다. 도로 위에서 콘크리트를 반죽하기도 했다. 사실상 공사장과 도로, 인도 구분이 전혀 없었다.


대형 아파트 공사가 여러 곳에서 한꺼번에 진행 중인 물금지역 상황은 더 심각했다. 수천 세대 아파트 공사를 진행하면서 인도, 도로 점용은 당연시됐다. 왕복 8차선 도로를 완전히 가로막고 공사하는가 하면 초등학교 앞 인도를 파헤쳐 통학로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은 곳도 있다. 성인 역시 인도 통행을 포기한지 오래다. 공사장 근로자들이 세워 놓은 불법 주차 차량과 보행자, 그리고 달리는 차량까지 그야말로 ‘위험천만’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공사를 마치고 입주한 다른 아파트, 상가, 학교 등과 뒤섞여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공사장 주변을 걸어 다니고 아이들이 공사장을 지나 학교를 다니고 있다. 단순히 미관을 해치거나 통행에 불편을 주는 문제를 넘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각종 불편과 불안이 쌓이면서 행정당국에 대한 불신도 높아지고 있다. 주민과 상인들이 시청에 민원을 넣어보지만 별로 달라지는 게 없다. 주민 눈에 보이는 불법 행위가 수두룩한데도 단속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불만은 결국 불신으로 쌓여가고 있다.


20년 넘게 ‘개발 도시’로 성장해 온 양산, 이제 개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행복 도시’로 진화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삶의 질은 도시 외형 성장과 정비례하지 않는 현실이다.


머지않아 끝날 일이라고 일상 속 불편과 위험을 마냥 참고 기다려야 할까? 단순히 개발에 따른 ‘사소한 불편’으로 치부해야 할까? 언제가 될지 모를 기다림으로 행정 신뢰는 무너지고 지역 애정도 식어만 간다. 안일한 행정당국 태도가 ‘사소한 불편’을 점점 ‘치명적 위험’으로 키우고 있다.

















↑↑ 아파트 건설현장 역시 공사를 이유로 횡단보도 통행을 막아 유모차를 끈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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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건설현장 역시 공사를 이유로 횡단보도 통행을 막아 아이를 데리고 나온 어른이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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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헤쳐진 인도에는 공사 자재가 널부러져 있어 사실상 보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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