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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웅상 주민 못 먹는 귀한 물, 음료 회사는 마음껏 썼다..
사회

웅상 주민 못 먹는 귀한 물, 음료 회사는 마음껏 썼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6/20 09:46 수정 2017.06.20 09:46
공단지역 낙동강 물 공급 불구
A기업만 밀양댐 물로 특별 공급
2012년부터 하루 최대 800톤 사용

“원수 부족을 이유로 웅상지역은 물론 서부양산도 일부는 공급을 하지 않고 있는 밀양댐 물을 특정민간기업에게 하루 800톤씩이나 쓸 수 있도록 해 준 것은 특혜다”


양산시가 음료를 생산하는 특정민간기업에 밀양댐에서 공급하는 원수를 산업용으로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옥문 시의원(자유한국, 중앙ㆍ삼성)은 지난 15일 양산시 수도과를 대상으로 진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이 지적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북정공단에 위치한 음료생산업체 A기업은 지난 2012년 양산시에 밀양댐 물을 원수(原水)로 하는 산업용수를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밀양댐 물을 사용할 경우 약품처리에 따른 추가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 때문이다.


A기업은 그전까지 낙동강 물을 정수한 용수를 약품처리 후 음료 생산에 사용해 왔다. A기업은 “탄산 제품과 캔음료 생산에 약품비 등이 많이 들어가 생산 손실이 많다”며 원가 절감을 위해 밀양댐 물 공급을 양산시에 요청했다.


양산시는 협의를 거쳐 A기업에 밀양댐 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북정지역 상수 공급을 위해 매설한 기존 관로에 A기업으로 물을 보내기 위한 송수관 340m를 새로 설치했다.



설치비 9천200만원은 A기업이 부담했다. 애초 계획에는 사업비 9천200만원 가운데 2천500만원은 양산시가 지급하기로 했으나 결과적으로 A기업이 전액 부담했다. 양산시에 따르면 A기업은 하루 최대 800톤까지 밀양댐 물을 사용할 수 있다.
















↑↑ 밀양댐 모습
ⓒ 양산시민신문


“원가절감 위해 기업에서 요구”
양산시, 관로설치비 기업에서 부담 해명

“특정 기업에만 제공한 특혜”
시의회, 다른 기업ㆍ웅상지역 형평성 지적




양산시의회는 이를 ‘특혜’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밀양댐 물은 원수 부족 등을 이유로 웅상지역은 물론 서부양산 시민도 일부만 이용하는 현실인데 특정기업을 위해 이런 결정을 한 것은 특혜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양산시가 특혜 오해까지 받으며 민간기업 원가 절감을 위해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진부 시의원(민주, 서창ㆍ소주) 역시 문제 지적에 가세했다.


서 의원은 “공무원 답변 중에 A기업은 특성상 특정 제품을 만드는 데 밀양댐 물이 필요하다고 표현했는데 그러면 범어정수장(낙동강) 물은 음용수로 쓸 수 없다는 말이냐”며 “마치 낙동강 물은 정수를 해도 문제가 있다는 것처럼 들려 아주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음료회사 특성상 밀양댐 물이 필요하다해서 그 요구를 다 들어주면 현재 밀양댐 물을 못 먹고 낙동강 물만 먹고 있는 시민은 도대체 뭐가 되냐”며 “결국 일부 시민은 사이다 만드는 물보다 더 나쁜 물을 먹고 있다는 이야기”라며 비판했다.


이러한 지적에 양산시 정수과는 “기업 차원에서 생산 원가를 조금이라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밀양댐 물을 요청한 것이고, 수질 차이라기 보단 물 온도와 경도 차이 때문에 그런 요구를 한 것으로 안다”며 결코 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형평성 문제는 사업 당시 양산시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양산시가 직접 작성한 사업 계획 보고서에 “공업지역에 위치한 A기업에만 밀양댐 물을 공급할 경우 공업지역 내 다른 기업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더불어 A기업에 물을 공급할 경우 기존 공급해 온 주거지역 수압이 떨어질 수 있는 문제도 함께 거론됐다. 실제 양산시는 A기업에 물을 공급하기 시작한 이후 수압이 감소해 추가 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사업 계획 단계에서부터 ‘특혜’ 논란과 문제점을 파악하고도 A기업 요구대로 사업을 진행해 지금까지 밀양댐 물을 제공하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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