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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생산은 늘고 소비는 줄고… “자식같은 매실 두고만 봐야”..
경제

생산은 늘고 소비는 줄고… “자식같은 매실 두고만 봐야”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6/20 09:54 수정 2017.06.20 09:54
6년 전 대비 가격 21% 하락 “인건비 안 남아… 농사 접어야”
생산량 조절ㆍ가공식품 개발 등 지역특산물 장기 대책 고민해야

원동지역 대표 농산물인 매실이 가격 하락으로 수확자체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주부터 본격 출하를 시작한 매실이지만 소비시장 위축에 판매가 부진하고 가격마저 계속 떨어지자 농가들이 ‘인건비도 안 된다’며 수확 포기를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몇 해 전부터 전국적으로는 매실 농가가 포화상태에 이른 여파가 여전히 지역농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잉생산과 소비 감소에 따른 매실값 하락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이 큰 문제다. 부산 반여농수산물시장 경매 가격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 2011년 6월 15일 양산지역에서 출하한 매실은 특급 기준 10kg에 최고 3만8천200원에 거래했다.



반면 올해 6월 15일 기준 특급 매실 거래 가격은 10kg당 최고 3만원이다. 6년 만에 가격이 약 21.5% 하락한 것이다. 경매 가격은 21% 하락했지만 농가에서 체험하는 가격 하락은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나마 현재 3만원에 거래하는 것도 매실 출하 초기라 가격이 높게 책정된 덕분이다. 이달 말부터는 10kg당 1만원 이하로 거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매실 가격 하락 요인은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늘어난데 비해 소비량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 양산시민신문


반여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몇 해 전부터 매실 경매량이 꾸준히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가장 많이 거래됐을 때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실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원동면 영포마을 한 농가는 올해 매실 판매를 포기하고 일부만 수확해 농축액을 담을 예정이다. 이아무개(65) 씨는 “수확을 해봤자 공판장에 넘기면 정말 인건비도 안 되고 직거래는 찾는 사람이 없다”며 “그냥 우리가 먹을 (매실)액 담을 만큼만 따고 나머지는 그냥 버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배태마을 김아무개(75) 씨는 내년부터 매실 농사를 아예 짓지 않기로 했다. 김 씨는 “이제 매실은 키워봤자 가격도 안 나오고, 팔 곳도 없다”며 “나이도 있으니 농사를 그만 지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매실 농사 접으려는 사람은 나 말고도 마을에 많다”고 덧붙였다.


시장 소비 자체가 급감하다 보니 행정에서도 대책 마련이 어려운 현실이다.


양산시 농업기술센터는 “매실이 전국적으로 포화상태다 보니 우리도 가공품 개발을 위해 종합가공지원센터를 짓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공급조절도 생각해 봤지만 작목을 바꾼다는 게 쉽지도 않고 특히 행정에서 주도하기는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양산시는 “특히 올해 매실 사정이 안 좋아서 지역에서 생산하는 매실은 모두 농수산물유통센터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공판장 시세 보다는 비싼 가격을 농가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산시가 농수산물유통센터를 통해 판로마련에 애를 쓰고 있지만 사실상 영농법인과 작목반 이외 농가에서 생산하는 매실까지 책임지기는 힘들다.


결국 장기 계획을 통해 매실 생산량을 조절하고 다양한 가공 상품을 개발해 판로를 키워가는 등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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