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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천성산 산림복지단지 사실상 포기… 자연휴양림 추진..
사회

천성산 산림복지단지 사실상 포기… 자연휴양림 추진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7/11 09:14 수정 2017.07.11 09:14
환경단체 반대에 사업 규모 축소
자연휴양림 조성으로 방향 틀어
“휴양림도 안 돼” 반대 여전

양산시가 총사업비 110억원을 들여 산림휴양과 치유, 교육 시설을 조성하려던 ‘천성산 산림복지단지’ 사업을 대폭 축소해 자연휴양림만 조성하는 형태로 방향을 틀었다.



자연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자 사업을 축소한 것인데, 환경단체측에서는 자연휴양림 역시 습지파괴 등 천성산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며 이 역시 반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산시는 지난해 6월부터 자연휴양림과 산림욕장, 산림교육센터, 유아숲체험원 등 각종 시설을 갖춘 산림복지단지 조성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사업 계획 수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과 함께 주민 의견 수렴, 위원회 심의, 공유재산관리계획 수립을 거쳐 올해 지구지정과 부지매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실시설계와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산시가 지난달 주민 의견 청취 절차를 시작하자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등 양산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는 곧 반대 운동에 들어갔다.<본지 678호, 2017년 6월 6일자>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천성산 정상부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고산 습지가 형성돼 있는 점을 강조하고 “무분별한 개발의 칼을 들이대는 것은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사업대상지는 50년 가까이 군사시설이 있던 곳으로 지뢰가 매설돼 비가 오는 날 발목지뢰가 가끔 떠내려 오기도 했다”며 “천성산 개발보다 지뢰부터 제거하는 작업을 하루빨리 진행하고 시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개발 계획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양산시가 올해 초 천성산에 산림복지지구를 조성하겠다고 하자 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는 지난 5월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연보호 등을 이유로 개발에 반대하고 나섰다.
ⓒ 양산시민신문


양산시도 곧장 반박에 나서 “사업지구는 정상부 화음늪과 직선거리 1km 이상 떨어져 있는 산 아랫부분으로 습지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강조하며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뢰 매설 문제에 대해서는 “지뢰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4회에 걸친 작전으로 90% 가까이 제거했고, 2012년에도 잔류지뢰 제거작업을 했다”며 “무엇보다 지뢰매설지역과 예정지가 직선거리로 1km 이상 떨어져 있고 수계가 다른 데다 도로 등 완충지대가 있어 지뢰 유실 위험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산시는 환경단체 반발과 시민사회단체 의견을 고려해 기존 산림복지단지 조성 사업 계획은 폐기하기로 했다. 대신 면적을 대폭 축소해 30만㎡ 규모 자연휴양림만 조성하기로 했다.


양산시는 “주민과 환경단체 의견을 반영해 천성산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변경하기로 했다”며 “애초 계획보다 면적이 1/5 정도 줄어드는 데다 크게 자연을 훼손할만한 내용이 없어 문제가 안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단체 측은 사업 축소 방침에도 반대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자연휴양림이라고는 하나 결국 정도 차이일 뿐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자연 훼손뿐만 아니라 습지 보존과 지뢰 매설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이상 천성산은 개발해선 안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결국 천성산 자연휴양림 조성 문제는 양산시와 환경ㆍ시민단체 간 의견 대립으로 쉽게 결론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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