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프로야구 무대에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해 야구 애호가 사이 화제가 된 선수가 있다. 바로 삼성 라이온즈 소속 김성윤 선수다. 김 선수는 KBO리그 최단신(163㎝)이자 삼성 라이온즈 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선수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양산시민에게 김성윤이란 이름이 더 깊이 각인되는 건 작은 키도, 어린 나이도 아니다. 바로 ‘폐교’ 위기 원동중학교 출신이기 때문이다. 김 선수는 지난 2013년 원동중학교가 대통령배 대회 우승 당시 멤버이자 원동중 최초 프로야구 선수다. 우승을 ‘기적’이라 표현할 정도로 위기였던 작은 학교 출신의 ‘작은’ 선수가 누구보다 화려한 신고식으로 많은 사람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김 선수 활약이 더욱 반가운 것은 김 선수처럼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현재 원동중 야구부 선수들도 꿈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여전히 학생 부족으로 폐교 위기에 놓여 있지만, 야구부 졸업생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프로 무대와 실업 무대에서 열심히 모교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후배 야구부원 현실은 공부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열악한 야구부 재정으로 합숙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합숙 장소로 사용하던 학교 내 건물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인근 마을에 별도 장소를 임대해 쓰기 시작했다. 부산 등 외부에서 전학 온 경우가 많아 야구부원들은 합숙 없이 통학만으로 훈련을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 지난 2013년 대통령배 야구대회에서 우승한 원동중 야구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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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합숙 장소는 마련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선수 부모 입장에서는 현재 감독과 코치 월급, 식비, 간식비, 운동용품 비용만으로도 어깨가 무거운데 또 다른 부담을 짊어지게 된 것이다. 보증금 1천만원에 월 60만원을 임대료로 지급해야 하는데 부모들에겐 사실 큰 부담이다.
이에 원동중 총동창회(회장 하영미)가 학생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원동중 총동창회는 지난 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원동중 야구부 숙소 임대료 지원을 결정했다. 더불어 시민을 대상으로 원동중 야구부 후원회도 결성하기로 했다.
먼저 야구부 월 숙소 임대료 60만원 가운데 30만원을 매달 지원하기로 했다. 오는 12월까지 지원하기로 한 임대료 180만원은 동창회 기금에서 충당하고 내년부터는 1회 졸업생 기수에서부터 12회 졸업생까지 학교발전기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후원을 지속할 수 있도록 1개 기수별로 6명 이상 소액 후원자를 모을 예정이다. 이들이 각자 매월 5천원씩만 후원해도 매월 30만원 이상 모이는 만큼 임대료 지원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시민을 대상으로 원동중 야구부 후원회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임시회에서 결정한 내용인 만큼 아직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진 못했지만 학교발전기금 조성 이후 후원회 모집을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하영미 총동창회장은 “총동창회 기금으로 후배들을 돕는다는 건 기금이 가진 한계 때문에 언제든 중단될 수 있으니까 후원을 지속적으로 받아 운영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동문 누구나 부담 없이 후원할 수 있도록 적은 금액으로 학교발전기금을 조성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덧붙여 “야구부 후원회 역시 원동중 야구부가 원동지역 자랑거리를 넘어 양산시민 모두의 자랑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꾸준한 지원을 위해 생각해낸 일”이라며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운동하는 것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의 작지만 큰 사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