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노화 산업 치과병원 역할 찾기
“치과병원은 양산시민 자부심…
장애인구강진료센터 반드시 유치”
“양산부산대학교만 항노화 산업이 가능한 건 아닙니다. 우리 치과병원도 항노화 산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난 8년간 양산지역 대표 치과병원으로, 국립대 치과병원으로 지역사회 공공의료 영역에서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겁니다”
내달 퇴임을 앞둔 김욱규 부산대학교 치과병원장은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며 지난 3년 동안 병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취임 당시 노사화합과 선도병원 육성, 공공의료 가치 획득을 약속했던 그가 주변 연임 권유를 뒤로하고 병원장 자리를 물려주고 의사와 교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 김욱규 부산대치과병원장 |
ⓒ 양산시민신문 |
그는 취약계층 의료지원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표창 등 다양한 업적을 쌓았다. 반면 차기 원장이 이어가야 할 숙제도 많이 남겼다. 양산지역에 터를 잡은 지 만 8년, 새로운 시작을 앞둔 부산대치과병원에 대한 기대와 과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원장은 먼저 지난 3년간 변화한 부산대치과병원 모습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노사화합’을 꼽았다. 노사화합은 김 원장 취임 당시 약속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김 원장은 늘 노조와 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병원장이라고 ‘갑’이라 생각해본 적 없다. 대화를 위해 수시로 만났고, 식사를 함께하며 편하게 대화했다. 물론 그런 김 원장 노력만큼 노조에서도 보조를 같이했다. 노사관계란 게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노사 모두 같은 식구라는 걸 이해했기에 좋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후임 원장도 늘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바탕으로 병원을 함께 발전시켜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병원과 지역 관계에도 3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김 원장 취임 이후 지역과 상생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병원이 해야 할 공적 역할을 강조했다. 지역을 순회하며 의료봉사 활동을 전개했다. 이는 차기 병원장이 이어나가야 할 가장 큰 과제이기도 하다.
김 원장은 “우리 병원 내원객 40%가 양산시민이다. 명칭은 부산대학교지만 양산에 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지역 병원인 만큼 지역과 유대관계, 지역민과 함께하는 게 병원발전은 물론 지역 발전을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병원과 지역의 ‘상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래서 차기 원장이 어떻게 지역과 유대관계를 더 긴밀하게 이어갈지 기대만큼 걱정이다.
더불어 ‘경남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이하 센터) 유치 문제도 김 원장이 남긴 큰 과제다. 센터는 중증 장애인들에게 치과 진료와 구강질환 예방사업, 치과 방문이 어려운 시설 장애인 방문 진료 등 장애인 치과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중심거점기관으로 역할하게 된다.
지난 2015년 전국 9개 권역에서 센터 운영을 시작했고, 당시 부산대에서 부산경남센터를 유치한 바 있다. 센터는 현재 이름을 ‘부산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로 바꿨다. 결과적으로 경남센터는 공석이 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 보건복지부는 최근 8개 권역을 추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치 가능성은 매우 부정적이다. 전액 국비와 도비로 진행하는 사업이라 경남도 의중이 센터 유치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경남도는 창원이나 진주쪽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게 김 원장 설명이다. 진주의료원 폐쇄에 따른 ‘보상’ 차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 |
ⓒ 양산시민신문 |
하지만 김 원장은 수도권 이남 유일 국립대 치과병원이 위치한 양산지역이 경남센터 유치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독립 치과병원이 아닌, 대학병원 치의학과에서 운영을 담당할 경우 본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부산대 소관으로 현재 전문의 두 명만으로 센터를 운영하는 부산센터가 그 경우다. 김 원장은 “센터 기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대학병원 치의학과 차원이 아닌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갖춘 치과 전문병원에 맡겨야 한다”며 “메디컬 도시 기반과 국립대 치과병원을 가진 양산지역이 경남센터 유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이제 의사, 교수로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김 원장은 퇴임 이후에도 병원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더불어 부산대 치과병원이 지역 대표 병원으로 시민 ‘자랑’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양산시민이 치과 치료를 위해 서울로 갈 일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서울 어느 병원과 비교해도 부족함 없는 시설과 우수한 의료진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양산시민은 치과병원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차기 병원장도 지역민 건강을 위해 분회 진료도 늘려가는 등 지역 병원으로서 더 활발한 모습으로 지역민이 사랑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