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에 유통하는 달걀 가운데 약 23%를 우리 양산에서 공급하고 있다. 지난 연말 조류인플루엔자(AI)를 지켜냈고, 살충제 계란도 상당히 긴장했지만 양산에서 생산한 달걀 가운데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은 전혀 없다. 이로써 양산에서 출하하는 달걀은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본다”
불과 하루 만이었다. 나동연 양산시장이 지역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양산에서 생산하는 달걀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자랑한지 단 하루 만에 기준치를 무려 24배나 초과하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청정 양산’, ‘신뢰할 수 있는 달걀’을 자랑하던 나 시장 입장이 당혹스럽게 됐다.
양산지역 한 농장에서 생산한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0.24mg 발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한 기준치 0.01mg 보다 무려 24배나 많은 수치다. 지난 연말 AI 위기를 넘기고 특히 최근 전국에서 연이어 살충제 달걀이 발견될 때도 지켜낸 ‘청정지역’이란 양산 이미지도 한순간 물거품이 됐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28일부터 사흘 간 대형마트 등을 포함한 달걀 유통ㆍ판매업체 48곳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출조사를 실시해 지난 3일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하북면 한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 달걀이 발견됐다. 난각번호는 ‘15058’이다. 부산시는 해당 농가 계란 반출을 금지하고 유통 중인 계란 1천800여개도 회수ㆍ폐기했다.
문제는 이번 조사가 농림축산식품부가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판정한 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다는 점이다. 농림부 검사에서 문제없는 것으로 확인한 농가에서 살충제 달걀이 적발되자 농림부가 실시한 기존 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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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이에 농림부는 12월까지 기존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곳까지 포함해 전체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불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앞서 언급했듯 이미 지난달 전국 산란계 농가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고, 당시 ‘합격’ 판정을 받은 농가 달걀이 이번에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양산시도 살충제 검출 소식에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살충제 논란이 시작되자마자 관계 공무원 전원이 지역 25곳 산란계 농가 전부를 돌며 일일이 점검하고 농민 교육까지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양산시 농업기술센터는 “우리가 농가를 일일이 방문해서 점검도 하고 약 사용 관련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교육까지 시켜왔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많이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며 “특히 1차 조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나와서 한시름 놨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향후 대책도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가 다시 한 번 모든 농가를 대상으로 재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고기가 한 번 빠져나간 그물’이라 신뢰하기 힘들다. 여기에 양산시 자체 조사 계획이 없는 점도 아쉽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역에 유통되는 달걀만큼은 지자체가 보다 꼼꼼하게 조사해주길 바라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양산시 설명이다.
농업기술센터는 “우리가 검사ㆍ수거 기관이 아니라 직접 검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다만 친환경인증농약이 아니면 농약 사용을 일절 자제하도록 하고 동물용 의약품으로 허가된 것도 가급적 사용하지 않도록 교육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공무원이 1:1로 농민들을 만나 교육하고 점검하면서 문제 심각성을 알리는 방법 뿐”이라며 “개별 방문부터 단체 교육까지 사태가 일단락 될 때까지 계속 반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