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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꼴불견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09/29 17:15













 
↑↑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 양산시민신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10년 만에 정권을 다시 잡았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율도 50%대에 육박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18%) 보다 두 배 이상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참 좋은 시절이다. 

덕분에 민주당 양산 갑 지역위원회(이하 양산 민주당)도 최근 당원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 물론 내년 선거를 앞두고 출마희망자들이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급조’한 당원이 많은 만큼 늘어나는 당원 모두가 민주당 열혈 지지자라고는 볼 수 없다. 아무튼 양산 민주당은 요즘 그렇게 물 만난 물고기 마냥 ‘잘 나가는’ 정당이 된 건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더니 최근 양산 민주당 내분이 심각하다. 같은 당 사람들이라고 해도 각자 성향이 다르고 지지자가 다르니 어느 정도 갈등은 늘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정도가 도를 넘는 모습이다. 


흔히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한다. 양산 민주당이 딱 그 꼴이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쥐뿔 가진 것도 없는 권력, 그것도 권력이랍시고 서로 물고 뜯고 아주 난리다. 당권을 잡은 패거리, 당권을 잃은 패거리, 자리를 욕심내는 패거리, 현재 가진 권력을 지키고픈 패거리까지 서로 물고 뜯고 난리다. 


요즘 양산 민주당 모습을 보면 내년 선거에 깃발만 꽂으면 당선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적군이고 아군이고 없다. 나 빼곤 모두 적인 모습이다. 선의의 경쟁? 코웃음 칠 일이다. 상대가 조금만 약점을 보여도 온ㆍ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맹렬히 물어뜯기 시작한다. 내부 갈등을 밖으로 드러내는 일도 스스럼없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다른 정당 사람이라 생각할 정도다. 


그런 모습이 참 유치하고 못나 보인다. 이런 생각이 혼자만 생각일까? 지금은 혼자일지 몰라도 머지않아 대다수 유권자가 양산 민주당의 추한 꼴을 함께 ‘감상’하게 될 거라 확신한다. 


“한 인간의 인격을 시험해 보려면 그에게 권력을 줘보라”


링컨 말이다. 작금의 양산 민주당 모습을 보면 링컨 말을 계속 곱씹게 된다. 사실 양산 민주당은 내년에 권력을 가질지도 모르는 정당일 순 있어도 지금 권력을 가진 정당은 아니다. 잡은 권력도 없는 정당인데 이미 추한 모습만 앞서고 있다. 


하해(河海)와 같은 마음으로 이해를 하려고 하면 못할 일은 아니다. 양산 민주당은 불과 4년 전만 하더라도 지역에서 가진 권력이라고는 비례대표 시의원 1명이 고작이었다. 


매번 보수정당에 밀려 권력 맛도 못 보던 정당이 최근 시의원도 여럿 배출하고 선거구가 나눠진 덕분에 국회의원 자리도 하나 꿰찼으니 마치 민주당 전성시대가 오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게다가 대통령까지 배출해 ‘여당’이 됐으니 이런 분위기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제대로 권력을 잡아볼 것 같다는 느낌도 들겠지.


하지만 느낌은 느낌일 뿐이다. 양산 민주당이 지금 보고 있는 ‘권력’은 신기루일 뿐이다. 보장된 건 아무것도 없다. 아무리 좋은 분위기도 아군끼리 추잡한 싸움으로 서로 상처를 내고, 그 상처 입은 장수가 전장에서 적군과 싸워야 하는데 무슨 수로 이기겠나? 


사실 이런 추한 모습이 양산 민주당만의 일은 아니다. 그동안 보수 세력에 밀려 제대로 정권을 잡아보지 못한 영남지역 다른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신기루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내년 선거까지 9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민주당 내분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 유권자 한 사람으로 참 한심하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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