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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문화재 보호 명분 내원사 입장료, 십수년째 ‘갈등’ 반복..
사회

문화재 보호 명분 내원사 입장료, 십수년째 ‘갈등’ 반복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7/11/14 09:04 수정 2017.11.14 09:04
사찰 방문 아닌 단순 등산객까지 징수
등산객 “산 오르는데 돈 내야 하나” 반발
내원사 “문화재 보호 위해 어쩔 수 없다”
시, 해마다 문화재 예산 2~3억 지원
“10년째 무료입장 요청에도 답 없어”
일부 “내원사 예산 지원 끊어야” 주장도

“차를 내원사 주차장에 세운 것도 아니고, 내원사 절을 구경하는 것도 아닌데, 단지 천성산을 오르는 것뿐인데 입장료를 내라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입장료 징수 이유를 묻자 고성에 욕설까지 하며 위협한다. 이게 내원사 첫인상이라니… 참담하다”


양산지역에서는 해묵은 논란이 돼 버린 내원사 입장료 징수가 또다시 갈등을 낳고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김아무개(58) 씨는 지난주 천성산 등산에 나섰다가 내원사 입구에서 입장권 문제로 매표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고성과 함께 심한 욕설까지 들었다고 한다. 김 씨는 “지역에서 이름 높은 사찰에서 무슨 근거로 등산로를 막고, 자질도 없는 사람들을 데려다 입장료를 받는지 그 속내가 음흉하다”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내원사 입장료 징수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내원사 방문 목적이 아닌, 천성산 등산객들과 갈등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등산객들은 입장료 징수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내원사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단지 내원사를 통해 천성산을 오르는 것뿐인데 문화재와 환경보호를 이유로 돈을 요구하는 건 온당치 않다는 주장이다.


형평성 문제도 거론한다. 같은 등산로인데 내원사에서 천성산을 오르는 경우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반대로 동부양산(덕계) 쪽에서 천성산을 올라 내원사로 내려오는 경우 돈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입장료도 오직 현금으로만 결제하도록 해 사실상 수익 규모를 알 수 없어 ‘탈세’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 오랜 세월 입장료 징수 문제로 논란을 거듭해 온 내원사. 산문 입구 안내판을 통해 입장요금을 알리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취재진이 내원사 입구에서 만난 박기화(55) 씨는 “단순 등산객한테까지 입장료를 받는 것은 종교시설이 돈 욕심만 잔뜩 내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해마다년 내원사를 찾는 사람이 수만명은 될 텐데 그렇게 번 돈을 정말 내원사 문화재와 자연보호에 쓰긴 쓰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내원사는 입장료 징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내원사는 사유재산 보호를 위해서 입장료는 당연히 징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내 문화재 보호와 자연 보호를 위해 최소 금액을 입장료로 받고 있다는 것이다.



내원사는 “우리뿐만 아니라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전국 다른 사찰에서도 최소한 입장료를 받아 문화재 유지, 관리, 보수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양산시에 따르면 내원사가 보유한 지정문화재는 동종, 탱화 등 3점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내원사측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꼬집는다. 양산시가 문화재 보수, 관리 등 명목으로 거의 해마다 2~3억원씩 예산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산시는 “사찰 사유지인 만큼 강제로 입장료 징수를 막을 수는 없고, 다만 시민 불편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만큼 무료 개방을 10년 넘게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에는 신분증을 지참한 상ㆍ하북면 주민에 한해 무료입장하도록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당시 정경효 양산시의원과 진성 주지 스님이 협의까지 했지만 실제 무료입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과거 통도사와 홍룡사 역시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방문객에게 입장료를 징수한 바 있다. 홍룡사는 2007년부터 모든 방문객을 대상으로 무료입장, 통도사는 2012년부터 양산시민에 한해 무료입장하고 있다. 반면 현재 내원사는 입장료로 성인 2천원, 청소년ㆍ군경 1천200원, 어린이 1천원, 단체 1천500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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