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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주최, (사)언론정보학회 주관으로 지난 16일 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 심포지엄은 이기준 양산시의원(자유한국, 동면ㆍ양주) 진행으로 다니 아키라 일본 노무라미술관장, 신한균 사기장, 장기덕 도예학 박사가 주제 발표에 나섰다.
법기리 가마는 사금파리 채집 자료를 볼 때 ‘종래요’와는 다른 형태 사발류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법기리 가마는 ‘차용요’(종래요 가마 일부 또는 전부를 일시적으로 빌려 일본 취향 사발류를 생산했던 가마)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다만 법기리 가마가 ‘차용요’ 전ㆍ후기를 통틀어 고려다완 생산을 계속했었는지는 가마 발굴 조사 없이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법기리 가마는 고려다완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가마인 것은 틀림없다. 아쉬운 점은 지금까지 학술 발굴 조사가 전혀 행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가마터 파괴가 진행될 것이고, 발굴한다고 해도 큰 수확을 얻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이 크다.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법기리 가마터 발굴 조사가 이뤄진다면 고려다완뿐만 아니라, 한국 도자기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법기리 가마는 1638년께 부산 왜관(수정동) 근처로 옮겨간다. 그리고 1644년 부산 왜관 안으로 이주한다.
그런데 부산 왜관에서 만든 것과 같은 사금파리가 법기리에서 많이 발견됐다. 이것을 유추해보면 주문 사발을 법기리에서 빚다가 부산 왜관요로 이전한 뒤 공식적으로는 주문 사발을 부산 왜관에서 빚었지만, 비공식으로는 양산 법기리에서 그와 똑같은 것을 계속 빚었다는 뜻이다.
일본이 주문한 조선사발 중 역관사발이라 불리는 사발이 있다. 왜관에서 만든 어본사발과 차이점이 거의 없다. 바로 이것도 법기리에서 빚었다. 우리 제기였던 도린굽사발(와리고다이자완)이 있다. 법기리에서는 도린굽사발 사금파리도 나왔다.
법기리 가마터는 한일 간 도자 역사를 풀어주는 열쇠라 생각한다. 이 가마터를 발굴한다면 일본인들이 그토록 아끼고 보물이 돼 있는 조선사발들 미스터리를 푸는 실마리가 반드시 나온다고 확신한다.
첫째, 도요지 보존 가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다. 도요지 보존과 관리에 대한 지역주민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는 도자 문화 확산과 도자 산업 활성화 기반이 된다.
둘째,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역 특성과 경관을 잘 드러나 보이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요지 가치를 지역 전체로 확대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셋째, 지역 문화재, 마을 시설 등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생활기반시설을 보수ㆍ확충할 방안을 제시하고, 공공미술 설치를 통해 지역 문화 욕구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함께 교통, 숙박, 볼거리, 먹거리 등과 같은 주변 다른 문화적 네트워크와 도요지를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방안이다.
다섯째, 관련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교류와 연구도 중요하다. 또한, 기존 주민단체나 민간단체 등 참여를 통해 지역 유형ㆍ무형 문화재 보호 운동을 확산하는 것도 도요지를 유지ㆍ관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도요지 보존과 활용을 위해서는 철저한 기초조사를 통한 관리 시스템 구축과 지역 교육을 통한 문화유산 가치 제고, 지역 특성에 따른 장소ㆍ환경ㆍ경관의 통합 관리와 보호가 필요하다.
발견되는 그릇 조각을 보면 마을 근처에 있는 가마터는 대체적으로 17세기 것이고, 산 쪽에 있는 가마터는 대부분 16세기 것으로 추정한다. 산 위쪽에 가마를 먼저 만들기 시작했고, 이후에 점차 아래로 내려온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도자기 형태는 대부분이 사발ㆍ대접ㆍ접시로, 만들어진 모양새가 거칠고 투박하다. 발견되는 백자들 가운데 굽 형태나 질이 일반적인 다른 백자와 다른 종류가 보이는데, 이것은 다른 가마와 달리 일본 주문을 받아 수출용으로 특별히 만들어진 찻잔으로 추정한다. 법기리 요지는 한국과 일본 도자기 교류역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