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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교통신호 무법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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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호 무법지대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7/12/26 09:50 수정 2017.12.26 09:50













 
↑↑ 홍성현
redcastle@ysnews.co.kr
ⓒ 양산시민신문 
“기다리자니 바보 같고, 그냥 가자니 양심에 찔린다” 


인적이 드문 길, 차량 통행마저 한적한 새벽 시간. 지인 차를 얻어 타고 가다 빨간 신호에 걸렸다. 텅 빈 거리, 정지선 앞에 선 그때 지인이 했던 말이다. 


잠깐 멈칫했다가 슬금슬금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갈 법도 하건만 그는 “마음이 불편한 거보다 바보가 낫다”며 끝내 신호를 지켰다. 그때부터였다. 나 역시 교통신호는 반드시 지키려고 애를 쓴다. 당연히 지켜야 하지만 운전대를 잡는 순간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양산은 운전자들에게 천국 같은 곳이다.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는 그렇다. 무료로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이 곳곳에 있고, 시청과 종합운동장을 비롯한 각 공공기관 주차장도 모두 무료다. 



도심 이면도로 주차 역시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는다. 도로 역시 보행자보다는 차량 통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교통신호나 속도위반 단속도 그리 심하지 않다. 단속 카메라도 많지 않고, 이제 막 도심이 형성되고 있는 증산지역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일까? 시내 외곽으로 조금만 벗어나도 교통신호를 지키지 않는 차량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동면 상동체육공원 앞. 빨간 불이 선명한 데도 이를 무시하는 차량이 많다. 지방도1077호선 노포사송로에서 국도7호선 영천초등학교 앞을 잇는 이 도로는 한때 양산시내에서 웅상지역으로 가려는 차량 통행이 잦았지만 법기터널을 개통한 뒤 통행량이 많이 줄었다. 인적이 드물고 차량 통행이 적다 보니 과속과 신호를 무시하는 차량이 많다. 심지어 일부 차량은 신호를 무시한 채 감속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하기도 한다.


동면 금오대교에서 수질정화공원을 지나 국도35호선으로 이어지는 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곳 역시 차량 통행이 적고 인적이 드문 곳이라 도로 중간중간 설치된 신호등은 무시당하기 일쑤다. 


이런 상황은 비단 동면뿐만이 아니다. 시내 외곽을 조금만 벗어나도 신호를 무시하는 차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양산시를 가로지르는 주요 도로인 국도35호선과 7호선 시내 구간과 양산시청을 중심으로 한 중앙동과 삼성동 등 원도심, 도심이 형태를 온전히 갖춘 신도시 1, 2단계 지역에서 벗어나면 교통신호 무법지대가 따로 없을 정도다. 

 
최근 시속 30km 제한 속도가 크게 쓰인 형광 가방 덮개가 화제가 됐다. 경남도교육청이 형광물질과 방수천으로 개발한 특허 제품으로, 양산시교육지원청과 황산초가 벌인 캠페인이 온라인을 타고 퍼진 것이다.<본지 697호, 2017년 10월 31일자> 


이를 본 누리꾼들 사이에는 ‘효과가 좋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오죽했으면 저렇게까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어른이 먼저 조심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양산시 시세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도로 사정도 좋아졌다. 하지만 그에 비례해 교통 무질서 사례도 늘고 있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과속과 신호위반으로 인한 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운전자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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