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불과 6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기본적인 선거구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인구수 변동으로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선거구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선거구 획정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지역 정치권에 일대 혼란이 우려된다.
광역의원인 경남도의원과 기초의원인 양산시의원 선거구가 결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국회가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선거구 획정 주체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가 이렇다 할 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한 채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면서 선거가 임박해서야 ‘졸속 획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2월 5일 선거구 획정을 위한 기초안을 정개특위에 제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양산시가 선거구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양산에 경남도의원 1명 늘어날까?
양산시 경우 도의원 수가 1명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회의원 선거구를 기준으로 국회의원 1명당 도의원 2명 이상 선거구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양산시 도의원 선거구는 제1선거구(물금ㆍ원동ㆍ강서ㆍ상북ㆍ하북)와 제2선거구(중앙ㆍ삼성ㆍ동면ㆍ양주), 제3선거구(서창ㆍ소주ㆍ평산ㆍ덕계)로 나뉜다. 도의원 수가 늘어난다면 웅상 4개동인 제3선거구는 변동 없이 동면ㆍ양주를 새로운 선거구로 분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한 제1, 2선거구를 조정해 인구가 급증한 물금과 원동을 하나의 선거구로 묶고, 원도심 지역인 중앙과 삼성, 강서, 상북, 하북을 또 다른 선거구로 묶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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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원 선거구는 국회의원 선거구 틀 안에서 정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지금으로서는 ‘깜깜’이다. 도의원 선거구는 의원 정수는 물론 구체적인 선거구까지 모두 법으로 정한다. 결국 도의원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후보들은 국회만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의원 선거구는 국회에서 총 정수만 정한다. 이후 경남도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선거구를 조정한다. 획정위원회가 획정안을 도지사에게 제출하면 다시 도의회를 거쳐 조례를 개정해야 선거구가 정해진다. 선거법에 따라 획정위원회가 획정안을 제출해야 하는 법정 마감시한은 지난달 12일이었다.
국회 정개특위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경남도선거구획정위원회 역시 개점휴업 상태다. 이미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1월 중순 3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기초의원 총 정수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구 조정을 위한 활발한 논의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다.
다만, 시의원 선거구는 도의원 선거구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도의원 선거구 획정에 따라 시의원 선거구도 조정이 불가피하다. 즉, 앞서 설명한 안처럼 물금과 원동이 독자 도의원 선거구로 조정되면 양산시의원 가 선거구(물금ㆍ원동ㆍ강서)에서 ‘강서’가 다른 선거구에 통합될 수밖에 없다.
달아오르는 시장 선거… 민주, 파란 깃발 휘날릴까?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는 도ㆍ시의원 선거와 달리 선거구가 이미 정해진 양산시장 선거는 서서히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일권 전 양산시의회 의장이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같은 당 박대조 양산시의원과 바른정당 허용복 전 허용복어학원장이 잇따라 출마 의사를 밝혔다. 또한 민주당 심경숙 양산시의회 부의장도 최근 출판기념회를 열고 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민주당은 역대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은 강태현 변호사(48), 김일권 전 양산시의회 의장(66), 박대조 양산시의원(45), 서진부 양산시의원(59), 심경숙 양산시의회 부의장(50), 임재춘 더불어민주당 을 지역위원회 부위원장(57), 조문관 전 경남도의원(62), 최이교 서형수 국회의원 수석보좌관(54) 등 8명이다.
현재 민주당은 그 어느 때보다 시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경남도의원과 양산시의원 보궐선거는 물론 대선에서도 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또한 높은 당 지지율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대통령 국정 지지도,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곳이라는 프리미엄 등 달라진 정치 환경에 힘입어 지방 권력 교체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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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 아! 옛날이여… 달라진 정치환경
자유한국당은 현역인 나동연 양산시장(62) 3선 도전이 최대 관심사다. 현재까지 양산에서 시장이 3선에 도전한 유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양산시는 과거 보수 텃밭이라고 불렸지만, 최근 투표 결과만 보면 보수와 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경합지역으로 바뀌었고, 더구나 지난해 4월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여야가 뒤바뀌는 상황에 처하면서 뚜렷한 후보군마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나동연 시장과 함께 한옥문 양산시의원(53)이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입장은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매번 선거 때마다 본 선거보다 더 치열한 공천경쟁을 펼쳤던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불과 4년 만에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당ㆍ바른정당ㆍ무소속, 우리도 뛴다
원내 제3당인 국민의당과 제4당인 바른정당 역시 양산시장 도전에 나선다. 국민의당 후보로는 김창수 양산시 을 지역위원장(55)과 손현수 양산시 갑 지역위원장(45)이, 바른정당은 김효훈 양산시 갑 조직위원장(61)을 비롯해 이미 출마를 선언한 허용복 전 허용복어학원장(55)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두 정당은 합당이 결정됨에 따라 당내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밖에 무소속 김종대 전 양산시의회 의장(58)과 박언서 동원과기대 사회복지행정학과 교수(61) 역시 민주당 입당을 포함한 차기 행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