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기대했던 불야성(不夜城)은 어디 가고… ‘신도시’의 그늘..
경제

기대했던 불야성(不夜城)은 어디 가고… ‘신도시’의 그늘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8/01/30 09:28 수정 2018.01.30 09:28
㎡당 1천만원 넘게 투자한 상가
수년째 임대문의 없는 경우도

임대료 낮춰도 유동인구 없어
임차인들도 1년 만에 ‘점포정리’

“상가 활성 4~5년 이상 걸릴 것”

[위기의 지역경제 해법은 없나]

①양산 상권 1번지 삼일로 현 모습
②화려한 빌딩 숲, 상인들은 속앓이
③어려울 때 힘 모으는 소상공인들
④지역 경기 회복은 우리 손으로
⑤최저임금 인상, 적지 않은 부담


















↑↑ 준공 2년이 넘은 증산신도시 한 상가 건물은 전체 48개 점포 가운데 17곳만 입점한 상태다.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에 공인중개사무소도 문을 닫아버렸다. 장사하던 상가들도 운영을 이어가기 힘들어지자 가게를 정리하는가 하면, 이미 입주가 끝난 아파트지만, 일반 상가와 마찬가지로 아파트 상가 역시 임대되지 않아 빈 상태로 남아있다.
ⓒ 양산시민신문




“증산신도시는 상가 하나 사는 데 보통 10~11억원 정도 들어가요. 본인 자금이 절반 정도라고 쳐도 최소 5~6억원은 대출을 받는다는 의미죠. 사실 5~6억원씩 자본 갖고 시작하는 사람도 별로 없어요. 그렇게 대출받았다 가정하면 매달 이자만 해도 얼마겠어요? 금리를 3%만 잡아도 5억원이면 1년에 1천500만원, 이자만 한 달 최소 120만원이 넘어요. 그런데 지금 상가 90%가 비어 있으니 건물(상가)주들은 죽을 지경인 겁니다”


불야성(不夜城)을 기대했던 신도시 상권이다. 상가에 투자한 사람들은 ㎡당 1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상가주인뿐만 아니라 임차인은 임차인대로 비싼 임대료 때문에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양산지역 마지막 신도시, 증산역 일대 모습이다.

















↑↑ 준공 2년이 넘은 증산신도시 한 상가 건물은 전체 48개 점포 가운데 17곳만 입점한 상태다.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에 공인중개사무소도 문을 닫아버렸다. 장사하던 상가들도 운영을 이어가기 힘들어지자 가게를 정리하는가 하면, 이미 입주가 끝난 아파트지만, 일반 상가와 마찬가지로 아파트 상가 역시 임대되지 않아 빈 상태로 남아있다.
ⓒ 양산시민신문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상가 가운데 90%는 비어 있어요. 상권을 말하기 힘든 상태인 거죠. 최소 4~5년은 지나야 그나마 사정이 좀 나아질 거라고 봅니다”


주상복합건물 공사가 한창인 증산역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 말이다. 그는 “2~3년 이상 비어있는 상가도 많다”며 “월세를 계속 내리고 있지만 임대 문의는 뚝 끊긴 지 오래”라고 말했다.

















↑↑ 준공 2년이 넘은 증산신도시 한 상가 건물은 전체 48개 점포 가운데 17곳만 입점한 상태다.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에 공인중개사무소도 문을 닫아버렸다. 장사하던 상가들도 운영을 이어가기 힘들어지자 가게를 정리하는가 하면, 이미 입주가 끝난 아파트지만, 일반 상가와 마찬가지로 아파트 상가 역시 임대되지 않아 빈 상태로 남아있다.
ⓒ 양산시민신문



실제 어느 정도로 상권이 침체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8일 증산역 인근 한 음식점을 찾았다. 넓은 가게에는 점심시간임에도 손님이 많지 않았다. 삼삼오오 찾아온 손님이 15명 정도였는데, 그나마 다른 날보다 손님이 많은 편이라는 게 단골손님 설명이다. 그 손님은 “종종 오는 식당인데 솔직히 손님이 많은 경우를 본 적 없다”며 “‘이런 상황이면 식당 운영이 어려울 텐데 어떻게 운영을 하나’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인근 디저트카페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카페 대표는 “카페를 한 지 1년인데 상권 형성이 제대로 안 되니 가게 유지가 힘들다”며 “그나마 나는 건물이 동생 소유라 세 부담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 준공 2년이 넘은 증산신도시 한 상가 건물은 전체 48개 점포 가운데 17곳만 입점한 상태다.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에 공인중개사무소도 문을 닫아버렸다. 장사하던 상가들도 운영을 이어가기 힘들어지자 가게를 정리하는가 하면, 이미 입주가 끝난 아파트지만, 일반 상가와 마찬가지로 아파트 상가 역시 임대되지 않아 빈 상태로 남아있다.
ⓒ 양산시민신문



그는 “납품업자는 재룟값을 올리고, 점포주는 가겟세를 올리는 상황에 이달부터는 최저임금마저 올랐다. 결국 자영업자들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면 정작 손님들은 비싸다고 외면하는 현실”이라며 “중간에서 자영업자들만 치이는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책방을 운영하는 노언주 대표 역시 “가뜩이나 책을 읽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황에 상권마저 제대로 형성되지 않다 보니 어려움이 크다”며 “그래도 스스로 사람을 모으기 위해 이런저런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인은 “올해 말 준공 예정인 복합상가건물에 영화관이랑 대형 슈퍼마켓이 들어서면 그나마 나아질까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도시지역 사람만으론 이곳을 활성화하기 힘들다”며 “최소한 부산 북구 화명동 사람은 유인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준공 2년이 넘은 증산신도시 한 상가 건물은 전체 48개 점포 가운데 17곳만 입점한 상태다.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에 공인중개사무소도 문을 닫아버렸다. 장사하던 상가들도 운영을 이어가기 힘들어지자 가게를 정리하는가 하면, 이미 입주가 끝난 아파트지만, 일반 상가와 마찬가지로 아파트 상가 역시 임대되지 않아 빈 상태로 남아있다.
ⓒ 양산시민신문



그는 “양산은 무엇보다 양산부산대학교 캠퍼스를 개발하지 않으면 지금 그나마 잘되는 상가 역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양산 경제를 살리려면 결국 부산대 부지 개발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은 신도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거금을 투자한 임대업자도, 어려운 형편에 종잣돈 모아 장사를 시작한 임차인도 힘든 현실의 연속이다.


문제는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중개인 말처럼 4~5년을 버티면 ‘해 뜰 날’이 올까? 과연 그때까지 버틸 수는 있을까? 혹한이 거듭하는 이 겨울, 증산신도시 상인들 마음은 유난히 더 춥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