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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내가 그리는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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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리는 양산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8/01/30 13:28 수정 2018.01.30 13:28
지방선거 앞두고 출마 선언 줄이어
쏟아지는 정보, 어떤 후보 뽑아야 할까
시민 스스로 바라는 공약 미리 세우고
그에 부합하는 후보 선택하는 것도 방법













 
↑↑ 홍성현
본지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지난 2016년 4월 13일 치러졌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짧은 동영상 한 편이 화제가 됐다. ‘청춘씨:발아’라는 대안매체에서 만든 2분 36초짜리 동영상은 한 청년이 길을 걸으면서 뽑지 말아야 할 정치인 유형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른바 ‘이런 후보 뽑지 마라’ 동영상. 20대 청년이 친구에게 편하게 이야기하는 형식의 동영상은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당시 30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동영상에서 청년이 주장하는 뽑지 말아야 할 정치인 유형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먼저, ‘대통령과 친하다’, ‘당대표와 친하다’라고 언급하는 후보. 우리는 선거 때마다 밑도 끝도 없이 대통령 혹은 당대표와 찍은 사진을 내세우며 홍보하는 후보를 자주 본다.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치인이 자신을 알리는 전통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영상 속 청년은 이런 후보들에 대해 얼마나 자신에 대해 홍보할 것이 없으면 그러겠느냐며 걸러야 한다고 단정 짓는다.



두 번째, ‘내가 이 지역 아들입니다. 혹은 딸입니다’를 강조하는 후보. 이유는 그 지역에 오래 살았다고 해서 반드시 지역을 잘 아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지역을 잘 모르니까 연고만 강조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지역구 공약이나 예산만 주야장천 이야기하는 후보. 이들에 대해서는 가장 악질적인 후보라고 했다. 국회의원은 지역구 일도 있지만 국정을 감시하는 법안을 만드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 ‘지역구에 백화점을 유치하겠다, 대형 병원을 유치하겠다’ 등을 공약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에 백화점이 없고, 병원이 없는 것은 웬만해서는 이유가 있다며 수익이 나지 않는데 ‘백화점이 온다, 병원이 온다’하는 것은 100% 뒷거래가 있는 것이므로 뽑으면 큰일 난다고 주장한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영상 내용을 다시 한 번 되새겨봄직하다.



바야흐로 또다시 선거철이다.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양산시장 후보를 시작으로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강태현ㆍ김일권ㆍ박대조ㆍ심경숙ㆍ조문관 후보와 자유한국당 나동연 후보, 바른정당 허용복 후보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양산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강태현 후보는 ‘시민 생활이 먼저’라는 구호를 내세웠고, 김일권 후보는 “지방권력 교체로 양산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했다. 박대조 후보는 “시민의 소소한 행복을 지키겠다”고 했고, 심경숙 후보는 ‘시민이 주인 되는 달콤한 양산’을, 조문관 후보는 “사람이 먼저인 양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나동연 후보는 시정 연속성을 바탕으로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고, 허용복 후보는 ‘정치 변화와 혁신’을 내세웠다.



지금은 출마 선언일 뿐이지만 이제 곧 각종 공약이 쏟아질 것이다. 경남도지사와 경남도교육감, 양산시장, 경남도의원, 양산시의원을 한 번에 뽑는 이번 선거에서 쏟아지는 공약의 수도 엄청나리라 예상한다.



그렇다면 공약의 홍수 속에서 유권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혹자는 인물을 보고 선택하라고 하지만 그 인물은 또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 과거 양산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을 때 정치에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이었다면 후보들 면면을 다 알 수 있었을 터지만, 34만 인구에 달하는 중견도시가 된 지금 누가 누군지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구나 외지에서 들어와 새롭게 터를 잡은 시민이야 두말해 뭐하겠는가.



최근 한 유명 정치인은 “선거(대선) 때 공약을 공약대로 실천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고, 시쳇말로 ‘공약(公約)이 공약(空約, 빈 약속)’이라고 하지만 역시 후보를 판단하는 데 가장 우선하는 근거는 결국 그들이 내세운 공약이다.



하지만 공약 실현 가능성과 정말 그 공약을 지킬 것인가에 대해서, 안타깝지만 평범한 시민으로서는 정확하게 알 길이 없다. 다만, 공약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뿐이다. 그렇다면 내가 바라는 양산을 이야기하는 정치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양산의 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계층별, 연령별, 지역별로 바라는 욕구가 다양해졌고, 후보들도 그에 따른 다양한 공약을 내놓을 것이다.



후보들이 각자가 바라는 양산을 공약으로 내놓듯 유권자 역시 각자가 바라는 양산을 그려봐야 한다. 단순히 후보가 앞세운 공약이 마음에 들고, 마음에 들지 않고 하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앞으로 선거까지 남은 기간 유권자 스스로 공약을 세워보는 것이다. 내가 그리는 양산을 이야기하는 후보, 그것이 바로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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