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경찰서는 이 씨로부터 피해를 본 백아무개(55) 씨가 지난달 이 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하자 조사에 나섰다.
백 씨는 “이후 ‘비상장주인 A호텔 주식에 돈을 투자해 큰 수익을 벌 수 있도록 해주겠다’, ‘A호텔 관련 큰손들 돈을 내가 다 관리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투자 명목으로 돈을 받아가서 갚지 않는 방법으로 나에게만 모두 8억1천만원을 챙겼다”며 “이런 식으로 사기를 당한 사람이 양산에만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백 씨는 “이 씨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하면 골드바를 쌓아놓은 사진을 보내며 ‘금으로 대신 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현재 필리핀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사기 혐의로 인터폴 수배 중인 이아무개 씨는 피해자들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경우 사진과 같이 금괴 모습을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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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에게 피해를 본 사람은 백 씨 이외에도 여러 명이다. 최근 창원경찰서에도 한 사람이 이 씨에게서 1억원대 사기를 당했다며 고소장을 접수해 양산경찰서로 이첩하기도 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도 현재 고소를 준비 중이며, 오는 6.13지방선거에서 양산시장에 출마 예정인 후보도 이 씨로부터 수억원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백 씨에 따르면 이 씨가 필리핀으로 잠적한 이후에도 양산지역 기업인들만 따로 모아 카페를 만들고 투자를 명목으로 돈을 끌어모으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 온 것으로 알려져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백 씨는 “지금 다른 피해자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전체 피해 금액이 100억원 이상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에 양산경찰서는 이 씨에 대한 여권 무효화 조치와 함께 인터폴 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실제 이 씨 체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양산경찰서는 “인터폴 수배명단에 올랐지만 이 씨가 현지에서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이상 붙잡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들은 답답한 마음에 발만 계속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백 씨는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필리핀에 상주하는 한국경찰이 있는데, 그 경찰 말로는 한국(경찰청)에서 필리핀 경찰에 공조 요청만 하면 자신들이 직접 체포에 나설 수 있다는데 왜 한국에서 (공조)요청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러다가 이 씨가 완전히 잠적해 버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