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물금지역 A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양산시청을 찾아 잘못된 시공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준공승인을 보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15일 입주 예정인 아파트 곳곳에서 수많은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이러한 문제가 제대로 보수되지 않은 상태에서 준공승인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13일 오전 양산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은 입주예정자들과 함께 A아파트를 직접 찾았다. 임정섭 도시건설위원장을 비롯해 건축기술사 출신 서진부 의원과 차예경 의원이 준공승인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과 함께 현장을 확인했다.
서진부 의원에 따르면 당시 현장점검 시간관계상 4세대만 직접 확인했는데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먼저 양문형 수납장 문이 서로 맞지 않아 틈이 5cm 이상 벌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벌어진 틈 사이로 수납장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였다. 반대로 양문형 수납장 문 크기가 맞지 않아 한쪽 문이 다른 문을 7cm 이상 덮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냉장고를 수납하는 공간 역시 본래 검은색 문이 달려있어야 하는데 주변 색과 안 맞는 흰색 문이 달려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거실 주방 위 선반 문이 일부만 달린 경우도 있었으며, 콘센트는 덮개가 없는 곳도 있었다. 입주 예정자들은 세면시설 역시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고, 선반 손잡이는 원래 없는 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제대로 시공이 안 돼 있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런 상황에 대해 “건축사로서 명예를 걸고 하는 말인데 이건 하자 수준이 아니라 분명한 오시공(잘못된 시공) 또는 미시공”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제대로 된 자재를 달아서 틈이 생기거나 조금 삐뚤어지거나 하는 문제라면 이해할 수 있는데 이건 아예 전혀 다른 자재를 단 것”이라며 “이건 우리가 옷을 살 때 점퍼를 주문했는데 티셔츠를 준 것과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왜 이런 자재를 달았는지 물었더니 (공사 관계자가) ‘준공을 앞두고 자재가 모자라 어쩔 수 없이 급한 대로 갖다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하더라”며 “이건 방화문을 달아야 할 자리에 합판을 갖다 붙인 것과 마찬가지로 명백하게 잘못 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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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준공한 물금 A아파트가 공사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준공승인을 얻고 입주를 시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세대 내부 시설물 일부가 공사가 안 된 상태(사진 맨 위)이거나, 불량 자재를 사용해 수납장 틈이 벌어지고(사진 왼쪽) 심지어 문을 아예 설치하지 않은 수납장(사진 오른쪽)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 양산시민신문 |
시의원들과 입주예정자들은 미시공 또는 오시공도 문제지만 현장을 같이 확인하고서도 준공을 승인한 양산시 행동은 더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의원들이 양산시에 “현장 확인 후 준공승인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당부했음에도 불구, 양산시는 현장 확인 당일 곧바로 준공을 승인해 더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임정섭 도시건설위원장은 “우리가 논란이 있는 문제인 만큼 준공 승인을 현장확인 이후로 늦춰 달라고 요구했고 그래서 실제 공무원까지 함께 가서 현장을 확인한 것”이라며 “결국 준공을 늦춰달라는 의회 요구도 묵살하고, 현장에서 미시공을 확인한 사실도 묵살한 채 준공을 승인했다”고 비판했다.
임 위원장은 “이건 우리 공무원들 자질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민 안전과 권리가 먼저인지 업체 이익이 먼저인지 구분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결국 공무원들의 이런 태도는 나동연 양산시장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차예경 의원 역시 “시민이 아닌 건설사를 대변하는 공무원 모습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시의회도 무시하는 공무원 행태에 자괴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차 의원은 “고압적이며 안하무인으로 시민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관련 조례 제정 필요성까지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양산시 공동주택과는 “이번 문제는 미시공이라고 할 순 없다. 시공은 됐다. 지적된 문제는 단순 하자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건축기술사인 서진부 의원은 미시공이라고 지적했지만 양산시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자’와 ‘미시공’을 보는 시각의 차이라는 의미다.
단순 하자 경우 아파트 준공 승인 이후에도 보수 기간이 있어 그때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잘못된 자재를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공하다 보면 자재를 잘못 사용할 수 있다”며 다시 한번 잘못된 시공이 아닌 단순 하자라고 강조했다.
특히 감리가 ‘공사 감리 완료보고서’를 제출한 이상 준공 승인을 미룰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설령 감리 완료보고서 내용에 문제가 있더라도 그건 차후에 감리에 대해 책임을 물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민대표들과 건설사가 협의서를 작성한 부분도 준공 승인 이유로 작용했다. 공동주택과는 “입주예정자 대표와 건설사가 지난 12일에 합의서를 작성했는데 합의서 안에 문제가 되는 모든 하자를 보수하기로 했기에 결국 준공을 승인해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의원들은 이달 말 예정된 임시회에서 이번 사안을 집중 거론할 예정이다. 시의원들은 시정질문과 특별조사 등을 통해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는 입장이어서 적지 않은 논란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