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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현 본지 편집국장 | ||
ⓒ 양산시민신문 |
현역이라고 해서 마냥 느긋할 수만은 없다. 선거 날짜가 임박해오고 각 당의 공천 경쟁이 시작되면 그들의 속도 새카맣게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도전자들이야 잃을 것이 없다지만 현역은 자신의 자리를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새롭게 자신을 알리려는 자와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자가 조용하지만 맹렬하게 투쟁을 시작하는 시기, 총성 없는 전쟁의 서막, 지금이 바로 그때다.
그렇다면 6.13지방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이 가장 치열한 격전을 벌이는 장소는 어디일까? 바로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회관계망)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밴드, 인스타그램 등으로 대표되는 SNS는 빠른 시간 안에 자신의 이미지나 정책을 홍보할 수 있고, 유권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최근 선거 향방을 바꿀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2030세대 표심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SNS는 자체 특성상 시간, 공간, 형식 등에서 제약이 없다. 원하는 시간에 언제나 올릴 수 있고, 후보자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다. 글, 사진, 동영상 등 사용 가능한 한 거의 모든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선거법상에서도 오프라인 선거운동보다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다. 때문에 후보들은 ‘SNS 대전’이라 불릴 정도로 SNS 선거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효과는 이미 지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입증됐다.
하지만 선거 시작과 함께 피로감이 쌓이는 것도 사실이다. 후보들이 SNS에 집중할수록 정보 노출에 따른 피로감은 급속히 커진다. 옛말에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다”라고 했다. 좋은 말도 자꾸 들으면 싫증이 나는데 하물며 평소 관심도 없고 어려운 이야기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 시작하면 결과는 뻔하다.
SNS 가운데 정치 담론이 상대적으로 많은 페이스북을 보다 보면 “선거가 끝날 때까지 페이스북을 하지 않겠다”며 SNS를 잠시 떠나는 사람이 간혹 있다. 무차별적인 선거정보 공격에 백기를 든 것이다. 후보에 관심 없는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그들이 관심 있는 SNS를 통해 후보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자 하는 전략이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후보는 물론 선거에 완전히 등을 돌리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사방에서 들리는 소리에 지쳐 귀를 막아서라도 안식을 찾겠다는 그들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수많은 선거정보를 직업적으로 접하는 기자들조차도 피로감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특히, 청년세대가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선거에 대한 외면은 본인이 처한 현실을 외면하는 행위다. 탈출구가 없어 보이는 실업 문제에 직장과 결혼마저 포기하면서 사면초가에 처한 청년세대가 정작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은 안 될 일이다. 단지 피곤하다는 이유만으로 생업을 외면하는 사람이 없듯 단지 피로감이 누적된다는 이유로 정치를 외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또 하나 이번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지방선거, 즉 내가 사는 동네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청년세대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 결과는 앞선 대선과 총선에서 증명됐다. 청년이 나랏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흡하기는 하지만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중앙 정치권의 노력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은 덜하다. 동네 정치로는 청년세대가 처한 지금의 상황을 해결해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방자치, 풀뿌리 민주주의는 아래로부터의 정치제도다. 지역에서 움직임이 커질 때 나라 전체가 더 단단한 동력을 받아 움직이는 것이다.
지방선거에 대한 청년세대의 무관심은 결국 자치단체나 지방의회가 청년들로부터 더 멀어지는 결과로 나타난다. 청년들이여! 지방선거에 관심을 갖자. 익숙한 SNS로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스스로 미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덧붙여 무엇이든 알면 알수록 재밌다. 모르니까 재미없는 것이다. 선거는 재밌다.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