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일반산업단지가 추진 중인 강서동 어곡마을 주민 220여명이 산단 조성 반대 탄원서를 지난 22일 양산시에 제출했다. 더불어 천주교 부산교구 ‘영성의 집’ 신도 1천208명도 탄원서에 이름을 올려 양산시에 제출했다.
어곡 주민들은 “산단 예정지 인근에는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조용히 기도하는 ‘영성의 집’이 있고, 먼저 가신 많은 혼백들이 잠들어 있는 ‘공원묘원’이 위치해 있다”며 “이 때문에 그나마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자연이 옛날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엄숙하고 조용한 곳에 소음, 진동, 악취를 내뿜는 공단을 조성함이 과연 영광스럽게 발전하는 양산의 앞날로 우리 시민에게 기억되겠냐”며 “조그만 이익의 편에 서지 말고 힘없는 서민의 울분을 헤아려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어곡마을 주민 이아무개 씨는 “산단을 조성하면 어쨌거나 오염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하필 마을 가장 상류 부분에 오염원을 만들겠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결국 업자들이 땅값이 싸다는 이유로, 돈벌이만을 목적으로 한다는 건데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 위에 그러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영성의 집 신도들 역시 “영성의 집은 전국에서 해마다 4만여 천주교 신도들이 기도를 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십여 년 전부터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 곳곳에서 기도하러 방문하는 곳”이라며 산단 조성 반대 의견을 전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수백 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산업단지를 유치하면서 산단 설립 초기 환경영향평가에 영성의 집은 전혀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며 산단 추진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성의 집 관계자는 “이미 에덴밸리 리조트 개발로 어곡 인근 자연환경은 크게 훼손됐어도 당시는 시민 휴양과 레저를 위한 시설이니 이해했지만, 사실상 산업단지 위치로 적절하지도 않은 곳에 이렇게 (산단 조성을) 밀어붙이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산단 예정지 표고 차가 90m에 이르고 깊은 계곡 형태인데 사실 이런 곳을 개발한다고 산단 부지가 제대로 갖춰질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하며 “많을 때는 하루 1천500여명 이상 신도들이 기도하는 곳인데 환경영향평가에 반영도 안 한 것만 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여 “이미 조성한 산단에도 아직 많은 자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사업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한다면 양산시장이 먼저 나서서 반대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단 조성을 계속 추진할 경우 앞으로 양산지역 1만여 천주교 신도들 힘을 모아 더 적극적인 반대 운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양산시는 용선산단 조성과 관련해 주민 의견을 받아 전략영향평가 초안을 작성하고 사업 승인신청서가 제출되면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이후 신문 공고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경남도 지방산단심의위에 상정한다. 산단 최종 승인은 양산시장 권한이지만 사실상 지방산단심의위 결정을 뒤엎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종 승인 여부까지 이르면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용선일반산단은 어곡동 산 364-7번지에 3개 민간 업체가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면적은 10만3천546㎡다. 현재 용도지역은 자연녹지지역으로 산단으로 개발할 경우 1차금속제조업(C24)과 금속가공제품제조업(C25), 전기장비제조업(C28)이 입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