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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커진 덩치, 늘어난 회원… 깜깜이 운영에 갈등 터진 야구..
문화

커진 덩치, 늘어난 회원… 깜깜이 운영에 갈등 터진 야구협회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8/05/29 10:04 수정 2018.05.29 10:04
양산시야구협회, 소속 구단 감독과 갈등
A 감독, ‘협의회’ 조직해 협회 비판하자
야구협회 이사회, A 감독 ‘영구 제명’
협회 “A 감독, 악의적으로 협회 비난”

A 감독 “3년간 총회조차 안 한 협회”
“명분 없는 잘못된 결정”… 이의 제기

양산시야구협회(이하 야구협회)가 시끄럽다. 몸집이 커지면서 내부 잡음이 발생하고, 야구협회가 그 잡음을 강제로 ‘음 소거’ 시켜 더욱 논란을 크게 만드는 모양새다. 야구협회가 협회 운영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구단 감독 A 씨와 선수 B 씨를 영구 제명했고, A 씨와 B 씨는 야구협회 홈페이지에 이 같은 내용을 알리며 부당한 징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전말은 다음과 같다. 통도리그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한 팀의 감독 A 씨가 양산시 사회인야구 감독협의회(이하 감독협의회)를 조직했다. A 씨는 인터넷에 ‘밴드’를 만들고 “원활한 리그 운영과 불합리한 규정을 상호 협력하에 수정, 보완해 양산시야구협회 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모든 사회인 야구의 협의회(동호인을 위한 감독 협의회)가 되고자 한다”고 감독협의회 조직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게 만든 감독협의회에는 지난 3월 말 기준 32개 구단 감독이 가입했다. A 씨는 “(감독협의회에는) 리그 운영과 불합리한 규칙에 대해 팀을 대표해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며 정해진 사안에 대해 야구협회에 서면으로 건의해 불합리한 관행과 규칙을 수정하는 데 (협회 운영) 목적을 둔다”고 설명했다.



특히 “야구협회 전반적인 운영에 관한 내용은 논의를 금지한다”고 규정해 야구협회 고유권한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A 씨가 감독협의회원을 모집하면서 “양산시야구협회에 소속돼 있는 감독 또는 관리자는 가입할 수 없다”고 규정한 점이다. 야구협회에 직접 몸담고 있거나, 야구협회와 관계가 좋은 감독들은 감독협의회 가입 자체를 막은 것이다. A 씨는 감독협의회 가입할 수 없는 팀 명단을 게시하기도 했다. 해당 규정은 논란이 일자 4월 6일자로 삭제했다. 


이후 A 씨는 “야구협회가 3년째 정기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있다”거나 “소중한 각 팀 회비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협회 정관과 리그 규정 역시 회원에게 알리지 않고 야구협회가 그때그때 임의로 수정하고는 공지도 하지 않는다”며 야구협회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 다른 구단 선수인 B 씨도 적극 동참했다. 


A 씨와 B 씨가 협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자 야구협회는 즉각 이사회를 열어 두 사람을 영구 제명했다. 야구협회 관계자는 “감독협의회가 자신들이 말한 대로 건전한 비판을 위한 조직이라면 괜찮지만 우리 야구협회에 대해 ‘비리가 있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감독들을 동요시키는 걸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감독협의회가 시작부터 친(親) 야구협회 성향 감독들 가입을 차단한 사실을 지적하며 “야구협회를 의도적으로 비난하고 갈등을 조장할 목적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야구협회와 친한 감독들은 (감독협의회) 가입 자체를 차단시킨 상태로 협회 비리를 들추기 위해 만든 사조직이라고 판단한다”며 “솔직히 바꾸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야구협회에 직접 이야기하면 되는데 다른 구단 감독은 물론 협회 소속 심판까지 회유하는 등 정도가 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A 씨와 B 씨는 결국 자신들이 권력을 잡고 협회를 바꾸고 싶은 것”이라며 “대화로 풀 수 있는 부분을 일부러 악의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 씨는 “야구협회에서 회원들에게 문자까지 보내면서 나와 감독협의회원들을 사익을 추구하는 이익집단으로 몰고 있다”며 “나는 용병리그를 운영하거나 사익을 추구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오히려 현 야구협회가 각 팀의 장(長)에게 대의원 자격이 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끼리) 협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는 이미 양산시체육회에서도 제도 시행을 여러 차례 권고한 내용”이라고 야구협회를 비판했다. 


A 씨는 “주어진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고, 야구협회의 불합리한 운영에 맞서 권리를 찾으라는 것”이라며 “나는 리그 규정에 대해 논의하고 정기총회를 개최하자고 말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이런 논란에 야구협회 소속 동호인 최아무개(39) 씨는 “제대로 된 절차와 규정, 분명한 이유도 없이 자신들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구단 감독을 영구 제명한 야구협회를 보면 과연 이들이 회원 권익과 지역 사회인야구 발전을 위한 집단이 맞나 싶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회원만 수천에 달하는 야구협회가 제대로 된 규정이나 운영지침조차 갖추지 못했다면 그 역시 한심한 것”이라며 “비판 목소리에 대해 징계하기 전에 스스로 반성부터 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A 씨에 대해서도 “야구협회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제도 개선을 추구하겠다면서 정작 본인 입맛에 맞는 사람만 골라 가입시킨 사실은 자신의 의도를 스스로 퇴색시킨 것”이라며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그 절차와 방법이 부당하면 동호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씨 말대로 7개 리그 153개팀 2천470명의 동호인을 둔 야구협회가 제대로 된 규정조차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협의회를 구성한다면서 정작 반대 의견은 원천 봉쇄한 A 씨 역시 자신의 잘못을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야구협회 영구 제명에 A 씨는 바로 “징계절차가 적법하지 않다”며 양산시체육회에 적법성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징계가 무효로 결론 날 경우 징계를 주관한 야구협회장과 전무이사, 사무국장에 대한 해임도 요구했다. 


이에 양산시체육회는 영구 제명 징계는 절차(소명기회 제공) 위반으로 시정 조처하라고 야구협회에 지시했으며, 총회 개최, 대의원 구성 등 규정 위반 역시 상위단체 규정에 맞춰 개정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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